선진국인 이유와 경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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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한국문학정신 제주지부총회장/수필가

유럽을 여행 할 기회가 있었다. 여행하면서 본 유럽은 여유와 풍요가 느껴졌다.

 

영국의 경우 우리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었고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곳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훨씬 안정된 가운데 여유 있게 살고 있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찾은 해답은 철저한 준법정신이었다. 그들에게 법과 원칙,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느냐’ 해답은 ‘교통법규를 지켜라’ 답이다. 법과 원칙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도 일단 고쳐질 때까지는 지킨다는 것이다.

 

런던에서는 경찰을 보비(Bobby)라 불린다. 보비는 1829년 런던경찰국을 창설한 로버트 필 내무부 장관의 애칭에서 비롯되었으며, 지금은 런던을 상징하는 훌륭한 관광 상품 중 하나다. 타원형의 독특한 모자를 눌러쓰고 느릿느릿 순찰하는 모습에서 신사의 나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관광객들은 보비와 함께 사진을 찍고, 기마경찰의 행진을 보고 싶어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 이러한 보비는 불법행위에 단호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며 런던 치안의 보루로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 도착하자 마침 그날이 철도파업 중 이었고 시위 현장을 다른 일행들 보다 관심 있게 보았다. 인도를 행진하던 시위자 일부가 차도로 진입하는 순간 경찰관들이 곤봉으로 사정없이 때리는 것을 보았다. 놀라운 것은 시민들이나 취재하는 언론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취객에게 멱살 잡히고, 얻어터지고, 욕설을 듣고, 흉기에 찔리고 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경찰관과 말을 할 때에는 “Yes, sir”라는 말을 꼭 붙이도록 가르친다. 경찰관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가 피해를 볼까 걱정 때문이라고도 한다. 경찰관에게 단속을 당하면 운전자는 핸들 위에 손을 얹고 경찰관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수상한 행동을 했다가는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른다. 총기 소지가 허용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의 모습은 어떤가. 법을 만드는 국회마저 법을 지켜지지 않고,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부실 감독과 부패한 조직에 대한 국민의 질타가 연일 계속 되고 있는 것 처럼 사회 모든 분야에 기본이 지켜지지 않다 보니 상호 신뢰가 없다. 그리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잊혀지기가 무섭게 터지는 비리와 기강해이 문제로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함바 식당 비리에 전직 총수가 수감되고 보험금 타 낼 목적으로 경찰 간부가 모친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국민의 신뢰와 내부 사기가 ‘위기’ 수준이다.

 

현재 일선 경찰관들은 고된 업무, 낮은 처우, 4조 2교대에서 3조 2교대로 후퇴하는 현실을 보면서 경찰의 장래는 암담하다고 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윗물이 탁한데 어떻게 아랫물이 맑을 수 있느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도는 상황이다. 조현오 청장은 말로만 그럴듯하게 현혹하지 말고 청장직을 걸고 경찰의 사기 진작과 경찰개혁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경찰관들이 사기가 충천하고 외부의 입김이나 간섭 없이 당당하고 의연하게 공권력 집행하는 경찰관의 멋진 모습을 모든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약한 경찰도 부패한 경찰과 마찬가지로 나쁜 경찰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이 법치주의 확립과 경찰관들이 신뢰와 존경을 받는 바로 선 경찰이라고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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