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빛나 별로 뜨는 제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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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가 밀물이거나 돌아서 썰물일 때도/항상 그 깊이 그 높이로 노래했거늘/그대를 가슴에 넣으면 현악기로 떠는 바다…하루를 부둥켜안고 타악기로 우는 바다”(‘내 마음의 바다’ 중)

시인 고성기씨(59.제주여고 교사)가 섬 사랑의 애절한 마음을 한 권의 시집에 담았다.
‘섬을 떠나야 섬이 보입니다’에 이어 두번째로 펴낸 ‘가슴에 닿으면 현악기로 떠는 바다’(북하우스).

이 책에는 볼수록 작지도, 좁지도 않음을 느낀 제주섬에 대한 사랑, 대천동 농장에 토종 감나무를 심고 키우며 떠오른 일상의 파편, 들꽃과의 대화 등 제주 땅에 대한 고독한 예찬이 가득하다.

“제주 땅 어디에도 4월이면 솟는 죽창/제 몸 하나 지키지 못한 고개숙인 창끝마다…울컥 삼킨 그 부끄럼/복수하듯 톡톡 꺾는다…뒤틀린 잔뼈 거두면 큰 무덤 아! 다랑쉬”(‘제주 고사리’ 중)

허리 아파 찾은 요가원에서 터득한 경험도 ‘삶의 조화와 균형’을 위한 시 창작의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크고 작은 불행들이 비교에서 오는 것임을/알면서도 누르지 못해 꿈틀대는 욕심앞에/능력껏! 비교 마세요! 삼사년은 해야 돼요”(‘요가’ 중 ‘비교’)

체험과 경륜이 묻어나는 농익은 시어에는 쉰을 넘은 나이에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그리움과 얼굴 붉힘도 있다.

“한 사람의 가슴에라도 닿아 꽃으로 피는 시였으면 한다”는 작가의 ‘부부’ 시편.
“함께 살다보면 입맛마저 같아지고/얼굴까지 닮아지면 말다툼도 맛이 든다/등 돌려 돌아누워도 발끝부터 따슨 체온/옆집과 견주면은 모자라는 남편이고/왼종일 뜯어보아도 볼품없는 아내지만/동짓달 얼싸안으면 동치미가 익는다.”
값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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