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자챔프 최현미, 데뷔전 조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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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전적표에 '안 치른 경기 이긴 경기'로 기록돼
최현미 부친 "바로잡으려 노력했었다"
'탈북 복서'로 유명해진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페더급 챔피언 최현미(20)의 전적에 실제로 치르지 않은 경기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자체 보유한 전적표에는 최현미가 2008년 6월26일 중국 윈난에서 열린 장쥐안쥐안(중국)과의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주니어페더급 타이틀 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러 TKO로 이긴 것으로 돼 있지만 이 경기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최현미의 아버지인 최영춘 씨는 "당시 경기장 인근에 탈북자를 단속하는 북한 보위부원들이 깔렸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를 포기했다"며 "나중에 우리가 이긴 것으로 전적이 작성된 것을 알고 수정하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현미는 이후 2008년 10월 WBA 챔피언 결정전에서 중국의 쉬춘옌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획득해 프로 전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한 셈이 됐다.

당시 최현미의 경기를 주선한 심양섭 WBA 부회장 겸 PABA 회장은 "선수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당시 내가 중국에 가지 말라고 했다"며 "나는 최현미가 중국 데뷔전을 치렀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 회장은 이어 "최현미가 프로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WBA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추어 성적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 관계자는 "최현미 측이 WBA 챔피언에 도전할 때 2008년 6월의 중국 경기 결과가 포함된 전적을 제출했다"며 "이 전적에 이상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여러 방법을 동원해 확인을 시도했지만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PABA에 의뢰했더니 중국 데뷔전을 치렀다는 공문을 보내왔고 선수 측은 여권을 제출하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출입국 관리소에도 공문을 보냈으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싱 기록 전문 사이트인 복스렉에도 중국 경기 결과가 올라와 있어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현미는 이후 승승장구해 지난달 29일에는 캐나다 출신인 샌디 차고리스를 3회 KO로 제압하고 4차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복싱계 일각에서는 데뷔 경기 전적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만큼 최현미가 챔피언 자격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영춘 씨와 심 회장은 "WBA에서 자격을 인정한 뒤 챔피언까지 올랐기 때문에 현 타이틀 자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C 관계자는 "1970년~80년대에 복싱 선수의 전적에 숱한 오류가 확인돼 타이틀이 박탈된 경우가 있지만 최현미의 경우는 기량이 확실하게 입증된 상황이어서 뭐라 단정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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