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산업의 현실과 관광정책의 변화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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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장
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 기준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제주의 관광산업이 왜 우리의 생명산업인지, 제주관광 문제점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통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구, 경제규모 등 지역의 모든 지표들이 전국의 1%에 맞춰져 있는 제주. 하지만 관광사업체 수는 서울, 부산, 경기에 이어 4위로 구성비로는 전국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이번 통계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골프장, 렌터카업, 전세버스업 등 사실상 지역에서 관광사업체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포함된다면 관광사업체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제주지역 관광사업체의 매출액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온다. 앞서 말한 대로 2009년 관광사업체 통계조사 대상 사업체 수는 전국 4위, 구성비로는 6.2%를 차지하나, 매출액에서는 6900여 억원으로 서울, 강원, 경기, 부산, 인천에 이어 전국 7위, 구성비로는 4.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조사 결과는 향후 제주관광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항상 거론되고 있는 관광사업체 난립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실천적인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즉 제주 관광시장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서바이벌 전쟁터’에서 창의성과 개척정신의 토대하에 ‘건전한 경쟁’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협회에서는 이를 위해서 그동안 제주관광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과다 음성 송객수수료 해결을 위해 관광협회 회원사 중심으로 업체별 거래 시 세금계산서 발행을 의무화하고, 관광안내사와 전세버스 업계에서도 6월 중순부터 ‘제주관광 클린카드제’를 도입하여 송객수수료 수수 시 원천징수세를 납부키로 함으로써 투명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무분별하게 남발되어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할인쿠폰도 정상적인 발행과 유통이 될 수 있도록 업계 간 합의점을 도출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러한 노력들을 수 차례 시도했으나 물거품이 되었던 이유는 관광협회 비회원사들의 나만 살고보자는 식의 영업행태와 경쟁력 없는 영세업체들의 보따리식 운영이 문제였던 만큼 이제 불을 피우기 시작한 민간부문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당국에서는 관광협회 비회원사와 경쟁력이 없는 영세업체들이 제도적인 틀 안에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관리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관광사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 대안의 필요성이다. 그간 우리의 관광정책은 관광객 수를 늘리기위한 유치정책에 모든 정책적 초점이 모아졌다. 하지만 앞에서 보듯이 제주지역 관광사업체의 생산성은 저조한 편이며, 이러한 생산성 저조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현장의 관광사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서버이벌 게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간 우리 협회 차원에서 관광업계의 영업환경 개선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여러 건의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건의사항들은 중앙정부의 정책과 연계되어 있고, 우리의 취약한 재정력 때문에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정책적 의지를 가질 때 이러한 한계도 서서히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관광객 증가가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고 강화된 관광경쟁력이 다시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관광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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