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사랑과 우정의 편지를 배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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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한국하멜기념사업회장/고대해양탐험가
주고 받는 편지는 언제나 어머니 손수건 같다. 변함 없는 사랑과 온정이 묻어 나기 때문이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슬픔을 달래주는 편지라면 이 세상에서 이 보다 더한 위로가 또 어디 있으랴.

한자 한자 속에 정성을 담아 써 보내는 우정 어린 편지라면 더더욱 반가운 편지 아니랴. 시련과 고통에 잠겨 있는 친구에게 위로의 편지 한 장은 힘과 용기를 심어 주리라.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 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선물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필자는 지난달 제주도교육청 앞마당 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써 보낸 우정과 사랑의 편지 1만3000통을 가지고 자전거 타고 전라도 장흥을 거쳐 광화문까지 열흘 동안 달려갔다. 지진과 스나미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일본에 보내기 위해서다. 이번에 자전거을 타고 달려간 길은 영암, 나주, 장성, 정읍, 전주, 논산, 공주, 천안, 평택, 오산, 수원, 서울로 이어지는 옛 1번 국도을 따라 물어 갔다. 옛길이 많이 변해 있었다.

이 길은 1654년 네덜란드 청년 하멜 일행 서른 다섯명이 제주에서 난파된 이듬해 보름 동안 서울로 걸어 갔던 옛길이다. 당시 하멜 일행들의 시련과 고통을 되돌아 보고자 함이였다. 사흘째 되는 날은 새벽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장성과 정읍으로 넘어가는 유배길 갈재을 넘으면서 온 몸은 비로 흠뻑 젖었다. 서울에서는 학생들의 방사능 오염이 우려 된다는 기상 예보로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그렇게 달려 광화문에 도착했다. 세종대왕이 근엄한 자세로 지켜보고 있었다. 오유빈 어린이가 쓴 편지을 대신 읽고 나서 무토 마사토시 대사에게 전달했다. 대사의 얼굴은 눈시울에 젖고 있었다. 편지는…

-지진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 친구들에게-

안녕, 나는 신제주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오유빈이라고 해.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 대한민국 제주도라는 섬이야.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했을 때 섬에 살고 있는 나로써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단다. 일본에 발생한 지진피해는 지금껏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강진이어서 정말 놀랐어. 지진에 이어 영화에서 보던 쓰나미와 방사능 공포까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안타까웠어. 지금도 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은 채 발견되고 있다는 뉴스 보도을 들었어.

우리가 컴퓨터을 하는 동안에도 TV을 보는 그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진과 방사능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반 친구들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단다.너희가 내 나이에 그 어린 나이에 그런 고통과 시련을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중략). 일본과 한국이 만나 서로 웃으면서 손을 잡을 수 있겠지? 일본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할께. 그리고 우리가 어른이 된 훗날, 너와 내가 만나 오늘의 이 인연에 감사하며 웃을 수 있는 그 날 손꼽아 기다려 볼께. 일본의 너를 간절히 보고 싶은 대한민국의 5학년 오유빈.

나는 이 따뜻한 위로의 편지가 일본 청소년들에게 골고루 전달돼 읽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 가슴마다 좋은 인연으로 꽃향기가 되어 피어나기을 간절히 기대 한다. 두 나라 청소년들이 서로 한국말과 일본말을 배워서 편지 사연처럼 따뜻한 이야기들이 오가기를 기대 한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최소한 영국, 불란서, 독일 3개국어를 통달한다. 그 나라 문화에 익숙하려면 언어 소통이 제일 관건이다. 국제자유도시을 지향하는 제주로써는 이웃나라 일본말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말까지도 통달할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한다. 이번 편지 보내기를 인연으로 한·일 두 나라 교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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