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안전도 꼴찌 탈출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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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 경찰의 모습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고사성어 ‘亡牛補牢(망우보뢰)’를 떠올리게 한다.

경찰청이 실시한 ‘2011년 1분기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 제주가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자 제주 경찰이 부랴부랴 체감안전도 향상에 ‘올인’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역주민과의 토론회, 간담회를 잇따라 열면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확 바꾸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미래를 위해 ‘외양간’을 고치기라도 한다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려 몇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최하위 체감안전도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 3월 9일자 제주포럼에 소개된 ‘제주 경찰,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를 들여다봐도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경찰은 올해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을 화두로 내걸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도민과 민원인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선(改善)보다는 개악(改惡), 소통(疏通)보다는 불통(不通)에 가깝다는 평가였다. 제주지방경찰청 청사는 출입문에 카드 및 지문인식시스템이 도입돼 ‘문턱’이 높아졌고, 비공개 행정, 경찰의 ‘불친절’ 쓴소리는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 경찰은 고수익 배당을 미끼로 한 유사수신업체의 수백억원대 사기 행각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존재의 이유’에 의문을 들게 했다. 더구나 피해자 대부분이 제주도민인데도 다른 지방 경찰에 수사의 주도권을 넘겨주면서 체면을 구겼다.

최근에는 마늘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절도는 물론 빈집 털이, 농기계 기름 도둑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농가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제주 경찰은 그러나 뒤늦게나마 체감안전도 꼴찌 탈출을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주민이 체감하는 교통사고 안전도, 범죄안전도, 법질서준수도를 높이기 위해 부서별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진실된 자세로 도민들을 만나고 업무를 처리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게 한다.
실제 엄정한 법 집행이라는 업무 특성상 범법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조사 대상이 각 경찰서별로 15명에 불과, 신뢰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도민 탓’으로 돌릴 수는 없기에 제주 경찰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얼마 전 제주지방경찰청이 마련한 ‘치안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주민과 함께하는 토론회’ 참석자들의 발언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참석자들은 관광도시 제주를 안전지대로 만드는데 경찰이 힘써줄 것을 주문하면서 일부 경찰의 고압적인 자세와 법규 위반에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경찰의 몫은 의지이다. ‘어떤 일이든 정성을 다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의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돌을 호랑이인 줄 알고 활을 쐈더니 화살이 바위에 꽂혔다’는 자세로 일한다면 도민들의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봄에 듣지 못했던 ‘제주 경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확실합니다.’ 목소리가 기다려진다.

<김재범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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