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필로폰, 그리고 절제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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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대지진 발생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후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것의 미래형 에너지로 적합성에 관해서도 회의적이다.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개발하는데 소요된 연구비를 대체 에너지 개발에 투자했더라면, 지금쯤 훨씬 안전하고 자연 친화적인 에너지를 개발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필로폰(philopon)은 중추신경과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흥분시켜서 졸음을 없애고, 피로감을 없애는 마약으로 우리에게는 히로뽕이라고 더 잘 알려진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은 물론 연합군에서도 전투기 승무원들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면서 주의력을 집중시켜 오랜 비행시간을 지탱할 수 있도록 처방된 약물이다. 히틀러도 주치의로부터 정기적으로 이의 주사를 맞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로폰의 화학명칭은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이며, 이런 마약들은 의학적으로 약물로 사용되지만 한편으론 무분별하게 행복감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애용하기도 한다.
메스암페타민을 복용하면 뇌 속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세로토닌(serotonin) 등의 분비가 활성화된다. 몸 속에서 도파민은 타이로신(tyrosine), 세로토닌은 트립토판(tryptophan)이라는 아미노산의 대사작용을 통해서 생성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들 물질은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끼며, 의욕적이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유지시키는데 관여한다. 약효 때문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고, 잠을 몇 시간 밖에 자지 않아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유혹에 한 번 빠져 본 사람들은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 때문에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들, 수면시간이 부족한 수험생 혹은 전쟁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군인들에게는 필요 악이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중독성이 강하고, 폐해가 심각한 것이다.

도파민은 1950년 스웨덴의 약리학자인 칼슨(Arvid Carlsson)에 의해 발견된 물질이다. 그는 도파민이 인체 운동을 통제하는 중요한 뇌 신경전달물질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 결과로 파킨슨병은 뇌 특정 부위의 도파민 부족으로 유발됨을 밝혔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고, 몸속의 지방에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필로폰을 투여할 때 흥분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도 바로 이 화학물질이 자신의 기능을 발휘한 결과이다.

원자력 발전이든 대체 에너지이든 아무리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이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는 삶의 형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에는 어떤 형태의 에너지도 우리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다. 물론, 필로폰에 의존해 무분별한 행복감을 맛보려는 사람들에게 마약은 위장된 행복과 좌절, 자살의 마중물이 될 뿐이다.
우리는 에너지 소비 성향 및 인체에 유익한 다양한 약물 복용도 절제된 행동 철학을 기본 바탕으로 영위해야 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을 맞이 하고 있다. 이 위기 상황을 거역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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