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사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몽테뉴의 ‘사치론’은 사치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동일한 물품으로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의 차가 100배가 넘으면 나라가 기운다고 사치의 망국지수(亡國指數)를 설정해 놓았다.

이런 몽테뉴의 망국지수가 맞는다면 요즘 우리나라는 틀림없이 나라가 기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이른바 요즘 우리 사회의 ‘명품’이란 이상한 유행이 바로 그것이다.
넥타이 하나도 수십 만원, 와이셔츠도 몇십 만원이다.

그런데 그런 ‘명품’은 없어서 팔지 못한다니…. 세상이 어떻게 돼도 한참 어떻게 되었다.

▲세종대왕과 그의 맏형인 양녕대군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임금의 자리가 아우에게 돌아가자 풍류로 시름을 잊었던 마음 착한 양녕이었다.

그런데 양녕대군이 총애하던 애첩이 당시 자디비라는 중국에서 온 사치 비단옷을 해 입었다.

세종은 맏형 양녕에게 미안했지만 자디비를 엄중하게 처벌했다.
인조대왕은 나라의 사치풍조를 잡기 위해 손수 무명옷과 삼베옷을 입고 살았는데 그나마도 여느 백성이 입는 것만도 못한 거친 무명과 삼베였다.
조선시대에는 이처럼 위에서는 임금으로부터 사치를 금하는 의지가 서슬같았다.

▲영조대왕이 8도에 내린 금(禁)사치의 윤음(綸音)은 모두가 한 번 되새겨볼 만하다.
“대저 근래의 풍속이 한 사람이 사치하면 100사람이 이를 본받고, 또 이렇게 본받다보면 시체(時體)라는 미명으로 나라 안이 모두 따르니, 근면하게 사는 백성이 못 살게 되고 국체(國體)가 흔들려 망국하는 사례가 많았다.”

영조대왕의 윤음 중 ‘시체’라는 말과 요즘 ‘명품바람’이 어찌도 이리 닮은지 생각하면 할수록 나라가 망할 조짐인 것 같다.

▲극히 일부 사람들의 소행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명품바람이 거세게 일반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치의 망국지수가 위험수위에 접근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100만원이 넘는다는 손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그 지갑 속에 돈을 얼마나 담고 다니는지 궁금하기만 하고, 수천 만원이 넘는다 하는 침대에서 자는 사람은 하룻밤에 몇 번이나 꼼지락거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온 나라가 왜 이렇게 펑펑 쓰고 보자는 식이 되었는지 사회의 기강을 잡는 일이 시급해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