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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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음악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록가수 임재범이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의 노래 ‘방황’과 ‘비상’처럼 오랜 야인 생활을 털고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임재범은 열정적으로 토해내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을 선보이며 가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포효하는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적인 그의 열창은 목소리로 관객과 호흡하는 소리꾼을 그리워해온 대중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너를 위해’를 시작으로 ‘빈잔’과 ‘여러분’ 등으로 이어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청중들은 모처럼 소름 끼치는 전율과 눈물까지 흘리는 감동을 느끼며 환호하고 열광했다.

대중들의 찬사와 열광 뒤에는 뒤늦게 밝혀진 그의 굴곡진 인생 역정도 한 몫을 했다. 유명 아나운서였던 아버지를 뒀지만 고아로 자라야 했던 어린 시절, 암 투병 중인 아내, 최고 전성기 당시 홀연 자취를 감춘 기행 등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임재범의 등장은 비주얼 아이돌 그룹이 대세였던 가요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괴력을 지닌 하나의 문화 키워드로까지 인식되면서 연일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중들이 뒤늦게 그의 노래에 매료돼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무엇보다 그의 호소력 짙은 노래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마음 속을 파고 드는 깊은 울림’이다.

청중들에 있어 그의 노래는 단순히 보고 듣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울림’으로 각인됐다. 또 흡입력 있는 ‘울림’은 잔잔한 여운으로 자리잡아 그를 다시 찾고 돌아보게 하면서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감성적 깊이를 관통하는 ‘울림’이 갖고 있는 파급력과 힘은 크고 감동적이다. ‘울림’은 사회구성원 서로를 소통시키게 하는 연결고리이자 감정을 공유하는 끈이기 때문이다.

특히 진정성에 기반을 둔 ‘울림’은 사회구성원 간의 끈끈한 정서적 믿음으로 성장하는 뿌리로 작용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인간적인 따뜻함과 소탈함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일깨워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우리 사회에 ‘나눔’이라는 큰 울림을 주고 갔으며, 각계각층의 사회적 실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때문에 사회와 문화, 정치, 행정 등 각 분야에서 ‘울림’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고 희망찬 미래 사회를 꿈꾸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사회에도 이제 희망과 감동을 주는 ‘울림’들이 많아져야 한다. 진실된 ‘울림’은 이기심과 탐욕으로 건강성을 잃어가고 있는 세상을 정화시키는 새로운 희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사회 전반에 걸쳐 매몰된 선거 지상주의가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인사 문제 등에 있어 공정사회를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들을 양산하면서 도민들의 상실감을 키우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 국면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찬반 대립 구도가 여전한 상황인가 하면 소통과 호혜적 존중 및 유대를 통한 사회통합 분위기도 갈수록 요원한 실정이다.

이제 민선 5기 도정 출범 1년을 맞는 시점에서 청중인 도민들은 ‘울림’에 감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준비에 제주도정은 기꺼이 화답, ‘울림’의 목마름을 풀어줘야 한다. 그게 행정의 의무이자 책무이기 때문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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