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가 청춘을 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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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에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 인생에 애원이란다...’라는 가사도 있지만, 그 누구가 흘러간 젊음을 돌려주겠는가? 그러나,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심리적 작용과 함께 보톡스가 대접을 받는 세상이다. 주인의 품에 안겨 동물병원을 찾은 개(주 고객; 샤페이, 퍼그, 시추 등)가 보톡스 주사를 맞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예쁘고 젊어 보이려는 욕구는 인간이 거울을 발명한 이후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요즘에는 내면세계보다 외면세계를 가꾸기 위해 신경쓰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피부성형, 보톡스 주사 등이 성행하고 있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가 주성분인 의약품으로 미국 제약회사에서 사용하는 제품명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 말단에서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여, 근육을 마비시켜 호흡 곤란을 일으킴으로써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자연산 독성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은 흙 속에 존재하는 박테리아(Clostridium botulinum)가 만들어내는 신경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드물지만 상처가 흙에 접촉되어 이 박테리아 에 감염될 때는 보툴리눔 독소 증세가 나타난다. 대부분 이 증상은 상한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한다.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파손되었거나 변질된 통조림은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일반적으로 보툴리눔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마비 증세를 보툴리눔 독소증(botulism)이라고 한다. 이런 용어의 영어는 보툴러스(botul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소시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비뚤어진 눈(사시)와 통제할 수 없는 눈의 껌벅거림(눈꺼풀 경련)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목이나 어깨 근육이 굳어지는 근육 경직에 일시적인 치료 효과도 있다. 주름살에 대한 보톡스효과는 눈이 움찔거리는 것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환자에게 주사한 결과 환자의 눈 주위에 있던 주름살이 없어지는 것을 알아 챈 것이 시발점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은 몸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로 근육이 수축되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그래서, 동적주름이 있는 얼굴에 보톡스 주사를 놓으면 주름살을 만드는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그 근육 위의 피부가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주름살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직장을 잡기 위해 피부성형을 하고, 세월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생긴 삶의 훈장인 주름살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풍속도를 자주 접하고 있다. 독극물을 사용해서라도 아름다워지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외면세계와 내면세계가 같이 발전하면 좋겠지만, 한 쪽만 성장하면 비대칭 짝짝이가 될 것이다. 과학적 측면에서 비대칭 화합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지만, 일상적 삶에서는 안정감을 풍기는 대칭성이 기품이 있어 보일 것이다.

그 누구도, 어떤 명약도, 또는 독극물도 흘러간 세월을, 청춘을 돌려줄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지혜의 광이 충만한 내적 미’만이 삶의 훈장인 주름살을 빛나게 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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