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숲길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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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택 중문고 교감/수필가
숲에는 다양한 나무 가족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뽐내며 더불어 산다. 스스로 대지에서 자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는 나무들은 높낮이를 구별하거나 으스대지 않으며 서로 바라보며 화사하게 웃는다. 새들도 날아와 아름다운 숲을 노래한다. 우리가 꿈꾸는 교육의 숲은 이런 모습이리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의 숲을 가꾸는 한국의 교사들을 수 차례 언급했다. 교육에서 뒤진 국가는 미래 경쟁에서도 뒤질 수밖에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교사이다.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불린다’고 국정연설에도 거론할 정도이다. 지원받던 나라에서 지원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로 발전한 뒤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교육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OECD는 수능성적 대비 한국은 5%, 핀란드는 20%, 싱가포르는 30%, 미국은 50% 대의 교사들이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회적 배경의 극복’이라는 OECD의 보고서는, 한국의 가난한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공부를 훨씬 잘한다고 밝혔다. 핀란드·일본·터키 등이 한국의 뒤를 따르는 반면, 미국·영국·독일 등은 빈익빈 부익부의 대물림이 심화된 나라로 분류했다.

변화의 시대를 맞아 교육은 가장 중요한 생존수단으로 떠올랐다. 2회의 도전 실패 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평창의 전략처럼, 이제 우리도 교육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을 열기 위해 교육의 본질 회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시대가 바꿔도 변하지 않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교육전문가들은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서 공교육의 위기가 초래되었다고도 한다.

소크라테스는 교육을 산파술에 비유했다. 산파는 아기가 쉽게 나오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지 아기를 낳는 사람은 아니다. 교사 역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발현시키는 조력자이지 잠재능력의 실현자는 아니다. 아이들이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곧 교사인 것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능력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 그리고 그들이 변하게 될 미래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할 때 학교는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5일 수업제와 수석교사제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길 희망한다. 주5일 수업은 단순히 수업일수가 줄어드는 의미만이 아니다. 학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교와 가정과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교육의 협력체계가 바람직하게 형성되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또한 자기 주도적 학습과 창의성과 인성 함양의 전인교육으로 교육의 질과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녀의 진로교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이 바람직하게 증대되길 바란다. 최고의 학교는 가정이고 최고의 교사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석교사제의 법제화로 교사들은 더 큰 긍지와 보람을 갖고 교육활동에 더욱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아이가 넘어지면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부추기는 것이 가정교육의 본질이고,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한 슬기를 익히도록 돕는 것이 학교 교육의 본질일 것이다. 2회의 좌절에도 다시 도전하여 뜻을 이룬 평창의 열정은 우리 사회가 지닌 본질적 힘의 발현이기에, 우리는 삶의 본질을 환기하고 현상을 정직하게 인식하고 성찰하여 미래 사회의 지평을 넓히는 저력을 다시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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