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十匙一飯)의 힘, 희망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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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불쾌지수가 치솟고 있지만 십시일반(十匙一飯)의 힘으로 행복지수를 높이는 사례도 있어 희망을 갖게 된다.

지난 16일 ‘사랑의 1일 호프’가 열린 제주시청 인근 학사로의 한 주점.

평소 대학생을 비롯해 20대의 젊은이들이 활기를 띠는 곳이지만 이 날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간부전증’으로 투병하면서 간 이식 수술에 이어 골수 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김고영군(광양초 4)과 그 가족들에게 막대한 치료비와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성을 보태려는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이 날 김 군의 아버지 친구들인 오현고등학교 35회 동창회(회장 정민권)가 1일호프 마당을 차렸고, 동문은 물론 광양초등학교(교장 고희천) 교직원, 익명의 기부자 등 각계에서 모금함에 손길을 내밀었다.

이날 하루 수입금 가운데 지출된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2000여 만원의 성금이 마련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 군과 가족들은 큰 용기를 갖게 됐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을 모을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가 그만큼 쉬워진다는 ‘십시일반’의 힘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또 최근에는 제주중앙중(교장 고인숙) 교육가족들이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강성수군을 돕기 위해 성금 496만4280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전국소년체전 수영 종목에 출전했던 강 군이 피로 누적으로 쓰러지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에 나서면서 성금이 모아진 것이다.

사랑의 성금 모금 운동은 당장 병마에 시달리는 어린 학생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후원, 인재 육성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귀포시 중문동(동장 김곤성)은 올해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로 시집 온 결혼이주 여성과 자녀의 항공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중문동 직원들은 물론 지역 자생단체에서도 후원금을 내놓고 있다.

첫 결실로 오는 9월 필리핀에서 시집온 여성이 고향땅을 밟게 됐다.

머나먼 타국에서 결혼 때문에 제주로 건너왔지만 여러 가지 여건으로 친정 나들이를 못했던 이주여성들에게 제주의 따뜻한 온정을 전하게 된 것이다.

서귀포시청 해양수산 분야 직원들로 구성된 푸른바다장학회(이사장 김춘근)도 7년째 미래 해양수산을 이끌 인재양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매달 1만원씩을 출연해 장학기금을 조성했는데 그동안 62명에게 2325만원을 지원했다.

이 같은 사랑의 나눔 행렬은 실핏줄을 타고 흐르는 피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의 ‘기부 바이러스’는 심신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그늘진 세상에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있다.

조선조 정조시대 제주에 큰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기아상태의 도민들을 구휼했던 김만덕의 숭고한 나눔 정신, 최근 국민추천포상제 대상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얼굴 없는 천사’ 양재옥 형제포장 대표의 선행….

앞으로도 도민들의 마음을 울릴 가슴 찡한 사연이 기다려진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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