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의 에이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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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폭풍전야의 에이즈 확산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자가 하루 한 명꼴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9월까지 277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새로이 발견돼 총 감염자는 188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는 1996년 102명, 1997년 124명, 1998년 129명, 1999년 187명, 2000년 219명, 2001년 333명이었다.

국립보건원 자료에 따르면 1985년 국내에서 첫 에이즈 감염자가 발생한 뒤 5년 후에야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후 2년, 10개월, 6개월 등으로 갈수록 빨라져 최근에는 100명의 신규 에이즈 감염자가 늘어나는 데 불과 4개월밖에 걸리지 않고 있다.

또한 올해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높은 것이어서 에이즈 확산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이즈는 이제 확산의 이륙(take-off) 단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보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국내 에이즈 환자는 총 1963명으로 금명간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에이즈 감염자 외에도 물밑에 숨어 있는 감염자 수가 서너 배 이상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추세로 보아 내년에는 신규 감염자가 2개월마다 100명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계질량(critical mass)이란 원래 핵분열 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질량을 말한다. 확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느 정도 규모의 채택자가 있어야 하는데 마케팅에서는 이를 임계질량이라 표현한다. 신제품 확산에 관한 마케팅 연구들에 따르면 확산이 임계질량 값에 도달하면 가속된다고 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디오는 베타 방식이 아닌 VHS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베타가 약간 앞서 출시되었지만 현재 대부분 비디오는 VHS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왜냐하면 베타보다 VHS가 먼저 확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임계질량 값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에이즈는 VHS와 같이 임계질량 값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즈 확산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향락산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의 수는 약 30만 명, 단란주점에도 10만 명이 넘는 젊은 여성들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20대 여성 400만 명의 10%가 술집에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20대 여성 10명당 1명이 향락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수치이다.

제주도는 어떤가? 지난 24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조사한 청소년 유해환경 결과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인구 1000명당 3.61곳의 유흥, 단란주점이 들어서 전국 74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1000명당 유흥, 단란주점이 평균 1.12곳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얼마 전 도내 모 룸살롱 여종업원 감금.윤락 의혹 사건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뉴스는 여종업원들이 올해 들어서만 총 537회에 걸쳐 윤락행위를 하였다고 한다.

한곳에서 이렇게 많은 윤락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 대다수 평범한 시민들도 결코 에이즈 확산에 유리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에이즈 확산에 대해 보건당국과 시민들이 경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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