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섬집아기 토론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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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이 만들어진 자리다. 발제자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기보다는 각기 (토론자) 입장에서 발표하는 자리같다.”

24일 제주민예총의 ‘섬집아기 노래비,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민요패 ‘소리왓’ O씨는 이렇게 토론의 결론을 예견했다.

토론자 3명은 민예총 회원이나 친민예총 인사였다. 도민정서와 공감대 형성없이 추진된 밀실행정의 표본이라며 노래비 건립을 반대해온 제주민예총의 주장에 이견을 제시할 토론자가 없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모 대학 교수 S씨, 도의원 K씨, 소리왓 대표 O씨 등 토론자는 모두 발제자의 의견에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이들의 토론 논지는 발제자 주장대로 △친일 작곡가요 △도민공감대 없고 △도민의견 수렴없이 추진 중인 노래비 건립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반대 토론이 없자, 주최측은 일반 참석자의 의견을 물었다. 두 사람이 ‘도민 정서와 공감대’ 부문에 재고할 여지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한 사람은 “‘섬집 아기’ 노래는 가사와 멜로디로 볼 때 제주인의 정서와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 음악 1세대의 업보’로 국가차원에서 (친일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사람은 “친일행적만으로 원로음악가의 활동을 폄하하지 말자”고 강변했다.

한 시인은 왜 도청관계자나 음협관계가 토론자로 참여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준비하면서 초청하려 했으나 거부했다. 행정담당자는 섭외해보지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음협의 강모씨는 토론회 일자가 세 번(19일, 23일, 24일) 변경되면서 참석할 수 없었다고 했고, 도청 관계자는 “토론의 성격에 형평성이 없어서 참석치 않았다”고 다른 말을 했다.

주최측은 이날 이런 말로 토론회를 마쳤다.

“친일파가 정리됐으면, 이런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음악을 떠나 국민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
그의 말이 끝나자 일반 참석자가 한마디를 던졌다. “정책토론회가 이런 것인가. 성토의 자리라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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