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거품의 창조물[II]-부석과 코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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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과학자들은 거품을 더 깊이 이해.응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물론, 오랜 경험에서 얻은 지혜로 거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빵 제조와 맥주 양조에 거품의 속성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들은 제구실을 하는 것이다.

 


거품이 특별히 제조되기 전에도 사람들은 부석, 스펀지, 코르크 같은 천연물이 지닌 발포성을 활용했다. 그러나, 우리는 온갖 종류의 물질을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제작.가공하여 이용해 왔다. 이들 중에 고체와 액체 거품은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거품의 창조물을 이용하면, 강한 동시에 가벼울 수 있으며, 열.냉기.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거품의 특성을 응용하면, 작은 형태로 보존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빨리 확장해 양을 부풀릴 수도 있다. 이것은 거품 방울이나 거품 주머니는 내부에 거대한 저장 공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체 거품 내부 공간의 기하학적 구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누 거품처럼 서로 분리된 기공들이 아주 많은 ‘폐쇄형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개개의 기공들이 서로 연결된 ‘개방형 구조’이다.

 


부석은 진정한 고체 거품이다. 부석은 발포 플라스틱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부석은 뜨거운 액체 용암에 갇힌 기체가 거품 방울로 팽창할 때 형성된다. 이 방울은 용암이 냉각해 응고할 때 고착된다.

 


화산 분출은 이 울퉁불퉁한 고체 거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낸다. 예를들어 AD 79년에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산 대폭발이 일어났을 때 로마의 고대도시 폼페이는 부석에 묻혔다.

 


어떤 형태의 부석은 기체가 찬 공동이 너무 많아서 물보다 밀도가 낮아 물에 뜨는 것도 있다. 부석은 이 공동 때문에 훌륭한 연마제가 된다. 이 물질을 깨뜨리면 그 단면은 줄처럼 꺼칠꺼칠하다. 이 상태는 물질을 마찰하거나 윤을 낼 때 이상적인 표면이다. 그래서, 스톤워시(stone wash) 청바지 같은 현대적인 패션을 창출하는 데도 부석이 사용된다. 이 청바지는 세탁기에 부석과 함께 돌려 마찰시킴으로써 은은한 멋을 낸 것이다.

 


해면은 내부에 물을 담을 수 있는 저장 공간이 아주 넓다. 이것은 거품 구조의 또 다른 기능이다. 이 동물의 몸 안에는 강(腔)이라는 통로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해면이 계속 자기 몸으로 펌프질을 하면서 물을 이 통로 속으로 흡수?배출하면서 물 속의 영양분을 섭취한다. 이의 내부구조 덕택에 그리스와 로마 병사들은 해면을 음료용 컵으로 이용했다.

 


코르크는 인공 거품이 흉내내는 또 다른 속성의 예가 될 수 있다. 포도주 병마개로 쓰인 코르크가 가장 익숙할 것이다.  현재 연간 10억개가 넘는 코르크 병마개가 생산된다. 이 마개는 2,000년도 넘은 그리스 포도주 단지에서도 발견된다.

 


이것의 얇은 조각 하나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폐쇄형 기공 구조는 기공에 공기를 가득 품고 있으며,  왁스같은 물질로 만들어진 벽돌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그래서, 기공과 이에 갇힌 공기에 힘이 작용하면 변형이 일어나게 되어 코르크는 유연성이 있다. 이 물성 때문에 코르크를 포도주 병 속에 억지로 집어넣으면, 압축된 후에 가능한 한 많이 확장되면서 병목을 완전히 봉하는 것이다.

 


이런 유연성에 의해 반동력과 경쾌함이 수반되기 때문에 코르크를 구두 밑창으로 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또한, 이는 왁스와 같은 물질로 코팅되어 있는 기공의 벽이 물을 투과시키지 않으므로 구명장비로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 기공들 때문에 효율적인  방음재 및 열차단 물질로도 각광을 받고있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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