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협조 요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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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돼지고기가 제주산으로 둔갑, 필리핀으로 다량 밀수출된 사건은 한.비(韓.比) 양국은 물론, 특히 제주도 입장에서는 이만저만 불이익이 아니다.

이와 관련, 제주도가 외교통상부에 보낸 건의서에서 “외교력을 발휘, 필리핀 정부로 하여금 문제의 돼지고기 유통과정을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줄 안다.

제주도가 돼지의 청정지역임은 국제기구가 공인하고 있다. 제주산으로 둔갑시킨 돼지고기가 어느 나라산인지는 모르나 이 점을 노렸을 것임이 분명하다. 위조된 수출서류에 선적지.업체 등이 모두 제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만 해도 필리핀 당국이 적발한 위장 제주산 돼지고기가 수십 t이라니 그동안 밀수출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우리는 설사 제주도의 건의가 없더라도 정부가 필리핀 당국에 위장 제주산 돼지고기의 유통 과정과 실태, 관련자 등을 철저히 조사,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도록 요청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제주산으로 둔갑한 돼지고기가 판을 칠 것이요, 따라서 필리핀 국민들도 엉뚱한 피해를 당하게 된다. 우리나라 입장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신뢰도가 손상될 수가 있다.

그러나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국제적으로 돼지 청정지역임을 공인 받고 있는 제주도다. 만약 외국에 수출된 위장 제주산 돼지고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청정 제주 돼지고기의 신뢰도가 타격 받게 된다. 한마디로 양국의 국가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제주도로서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필리핀의 한 신문이 밀수입 중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보아 그것이 제주산으로 둔갑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도 사실 규명을 위해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 정부도 수출입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 건강을 해치는 제주산 둔갑 돼지고기의 정체를 분명히 밝혀 뿌리를 뽑아야 한다.

우리는 그에 앞서 제주도와 축산업계에서도 돼지 청정지역 자구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 필리핀 이외의 외국에도 제2의 위장 제주산 돼지고기가 나돌고 있지 않은지, 중국산 돼지고기 밀수출 동향은 어떤지 등 정보수집에도 눈을 밝혀야 한다. 돼지 청정지역 훼손 방지는 국제공인을 얻기보다 더 어려운 과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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