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탄생 신화는 ‘치밀한 다큐멘터리’ 한 편

<6>탐라는 5천년 세계신화의 요람…삼사석터 ‘평화정신’ 현장이자 제주정체성의 상징

2006-05-08     제주일보
탐라국 탄생역사는 생동감 있는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보는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삼을나 역사에 깊은 매력과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그런 사실들을 다음 대목에서 쉽게 발견하게 된다. 세 남녀가 결혼식을 올였다는 ‘혼인지(婚姻池)’현장에서 느낄수 있듯이 이러한 공간들은 이들 세남녀를 맞이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되어 예행연습이라도 한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로 그 치밀함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이처럼 탐라국 탄생은 처음부터 생명력을 가진 신화의 대서사시가 아닐수 없다.

어디 이 뿐인가? 세 사람은 신혼 첫날 밤을 보내고 나서 자리를 옮겨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활터가 있는 화북 지경으로 자리를 옮겨 세 사나이들의 화끈한 활쏘기 경쟁은 어느 고대국가의 탄생에서도 찾아 보기 드믄 한 판 승부였다.

서로 전쟁을 앞세우지 않고 먹고 먹히는 피비린내 나는 정복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이 땅에 살아 가면서 분쟁과 다툼을 멀리하기 위한 평화의 섬을 주창한 선언은 지구상에 인류문명의 어느 발상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먼저 포기하는 양보심은 놀랍기만 하다.

활 솜씨로 당당하게 승부를 겨뤄 거기에 멋지게 승복하는 정정 당당한 혈기와 정신의 숨쉬고 있는 제주시 화북동에 위치한 삼사석(三射石)터는 인류 유산의 대표적 표석으로 알려야 할 것이다.

이 기념비를 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살아있는 교육현장이 아닐수 없다. 앞으로 예상되는 다툼과 분열을 사전에 차단 하려는 세 남자의 ‘평화의 약속 현장’이라고 할수 있다.

이 보다 더한 감동을 주는 곳이 어디 있으랴. 멋진 스포츠 경기를 보듯 그 정신을 일깨워주는 현장이다.

기원전 776년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올림픽 경기가 출발한 것처럼 고대 탐라의 땅에서는 이 보다 더 멋진 활쏘기 대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느 한 순간도 놓칠수 없는 광경들이다. 우리는 이처럼 그리스의 아테네 올림픽 신화 보다 앞서간 올림픽 신화를 만들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값진 문명을 열어 갔다.

오늘날 세계 젊은이 고대 탐라국 세 청년의 활쏘기 현장을 보았을 때 이들은 과연 무엇을 떠올릴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해 본다.

이러한 현장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도전 정신을 찾는 신사고 운동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

화북동 삼사(三射)터는 탐라인의 정체성을 찾는 또 다른 발견이며 요람이라는 것을 되새겨 볼 때이다.새로운 의식 전환과 전기는 이러한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한 생동감 넘치는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절규일까.

이처럼 탐라국 탄생역사는 제주인의 정체성은 물론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하늘이 내려준 자연의 신전(神殿)이 아니고 무엇이랴.

최근 제주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떠 오르는 그 바탕에는 5천년을 이어온 이런 탄생역사의 숭고한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오늘에 이르러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목 받는 것은 5천년전 탐라인들이 예언처럼 그 서막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러 퍼지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이글을 마감하면서 뿌리 없는 역사가 없다는 사실을 재 확인 할수 있었으며 이런 역사의 현장들은 제주가 세계 신화의 요람으로 떠오를만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은 또 남아 있다. 다행히 이번 답사에서 한결같이 긍정적인 결론을 얻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이 벽랑국에 대한 이야기는 5월로 예정했던 탐험항해와 학술세미나 일정을 6월로 미루면서 그 직후에 세상에 공개하기로 한다.

이러한 검증을 위해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지난 3월 답사길에 함께 나서준 이형석 박사(한국땅이름학회 회장), 임봉길 강원대학교 교수(문화인류학과·), 전경수 서울대학교 교수(인류학과) 세 교수에게 고마운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맺는다.<끝>

<채바다·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