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제주기상청 신청사 공신정 터 건립 논란

문화예술계 탄원서 제출...공신정 동쪽으로 청사 변경

2016-08-15     좌동철 기자

일제시대인 1923년 결승정 터에 제주기상관측소(현 제주기상청)가 건립돼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됐다. 제주관측소 인근에는 공신정이 있었다.

제주관측소는 조선총독부기상대 부속기관으로 부지에는 청사와 판임관사, 조수숙사 등 건물 3개 동이 들어섰다. 청

사와 조수숙사 사이에는 무선 전신주가 설치됐다. 청사 1층은 자기관측기실, 2층은 풍력계중후실이 배치됐다.

1923년 건입동에 문을 연 제주기상관측소는 1949년 제주측후소, 1992년 제주기상대를 거쳐 1998년 제주지방기상청으로 격상돼 93년 동안 기상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30년 이상 사용했던 옛 청사를 대신할 신청사를 짓는 과정에서 공신정 터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도내 문화예술단체에서 탄원서를 제출하며 반발했다.

2013년 제주기상청이 90억원을 들여 6636㎡ 부지에 건축 연면적 2574㎡의 3층 규모 신청사를 건립하는 데 대해 문화예술단체는 “새 청사가 들어설 자리는 공신정과 결승정이 입지한 최고의 경승지으로 공신정의 복원을 가로막고 있다”며 반대했다.

제주기상청 역시 90년 넘게 제주의 기후를 관측해 온 근대문화 유산이었지만 공신정 주춧돌 6기가 발견되면서 문화재청은 보존할 가치가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문제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기상청은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고, 공신정 터를 보존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제주기상청 신청사는 공신정 터 동쪽으로 위치를 변경했고, 지난해 3월 2년의 공사 끝에 새 청사 준공식을 가졌다.

공신정 터는 현재 제주기상청 신청사 앞에 남아 있으며 잔디 광장으로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