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큰바리메오름-늦가을의 정취 알차게 담다

공양 그릇 ‘바리때’ 닮아 이름 붙어…접근성 쉽고 탐방 수월

2016-11-04     김정은 기자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한 큰바리메오름은 제주시 서부지역을 한 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오름이다.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오름은 새별오름과 노꼬메오름이라고 할 수 있지만 큰바리메 오름을 올라보면 두 오름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광과 웅장함을 담은 분화구에 매료돼 한 번씩 찾아보게 될 것이다. 또 찾아가는 길이 수월하고 접근성이 탁월하다. 예전에는 평화로에 인접한 목장을 거쳐 가야하는 제약 때문에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름 주차장까지 도로가 잘 조성돼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큰바리메오름은 표고 763m, 비고 213m, 둘레 4,694m로 산 정상에서 바라본 굼부리 모양이 절에서 쓰는 승려의 공양그릇인 ‘바리’와 비슷해 바리메라고 불렸다. 직경이 130m, 깊이가 78m인 오름의 굼부리는 실제 움푹 패인 원형의 산정분화구로 비가 많이 내릴 땐 물이 고이기도 한다. 바리메라는 이름에 ‘큰’이란 어미를 붙인 까닭은 이 오름 동쪽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바리메오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오름 탐방은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팔각정 뒤편으로 오를 수 있고, 좌측 화장실 옆길로 난 길을 따라 가도 된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한 지점에서 만나 정상으로 향할 수 있다.


오름의 분화구는 깊고 그윽하게 파인 공양그릇과 같다. 분화구의 남반부는 수림을 이루고 북반부는 초지와 풀밭으로 형성돼 대조를 보인다. 동그랗게 파인 분화구 뒤로는 숲으로 울창하게 뒤덮인 남쪽 정상이 우뚝 솟아 있다.

오름은 해송이 주를 이루고 잡목과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있다. 또 곳곳에 산딸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특히 이 오름과 작은바리메오름은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가 다른 오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려, 하얀 눈이 쌓여있는 눈 속에서 노랗게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이 녹으면 만개한 복수초가 오름을 물들여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남쪽 정상으로 향하기 전 오름의 동쪽에서는 한라산을 비롯해 서부지역에 위치한 오름인 노꼬메오름, 천아오름, 붉은오름, 노로오름, 안천이오름, 한대오름, 다래오름 등을 조망해 볼 수 있다. 또 날씨가 좋으면 비양도를 관찰 할 수 있다.


분화구를 반바퀴 돌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오름의 정상 서서 남서쪽 기슭을 바라보면 엘리시안제주cc가 조성돼 드넓은 평원을 조망할 수 있다. 또 다래오름, 폭낭오름, 괴오름, 북돌아진오름 등도 살펴 볼 수 있다. 오름 뒤편으로는 족은바리메, 안천이오름이 큰바리메오름과 일직선으로 나란히 배치돼 있다.


산과 들의 계절인 가을. 계절의 색을 가장 먼저 입는 오름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중 찾아가기 쉽고 편하게 오를 수 있는 큰바리메오름은 알찬 산행이 될 수 있다.

※가는 방법=
자동차 : 큰바리메오름은 평화로(1135)와 산록도로(1117)가 만나는 어음 2리에 위치해 있다. 평화로에서 어승생 수원지 방향(1117번 도로를 이용)으로 1㎞ 정도 가다보면 ‘웅지리조트’란 간판이 보인다. ‘바리메오름’이라는 표지석이 있긴 하지만, 이 표지석은 입구쪽이 아닌 길 건너편 잡초속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웅지리조트 간판은 눈에 띄게 커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간판 맞은편으로 오름 가는 길을 따라 2㎞ 가면 오름 표지석과 함께 주차장이 나온다.


웅지리조트 간판이 아니더라도 1100도로가 10㎞남았다는 도로 표지판이 세워진 도로로 2㎞정도 들어가면 큰바리메오름 주차장이 보인다.


대중교통 : 대중교통을 이용해 올 수 있지만 걷는 시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750-3, 750-1번 버스를 이용해 어음2리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길을 건너면 바리메오름 바위 비석이 보이는데, 여기서 도보로 2.5㎞ 정도 걸어가야 한다. 30분 정도 길을 걸어야지만 오름 기슭에 목장이 있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을 구경하며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주변에 큰바리메오름, 작은바리메오름, 노꼬메 오름이 주는 아름다운 풍광에 시간가는 줄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