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蕨/眞韻(고사리/진운)

作詩 東洲 高漸庸(작시 동주 고점용)

2017-06-20     유지영 기자

野上柔柔蕨 야상유유궐 들판에 부드러운 고사리/

隨時呼客晨 수시호객신 수시로 새벽에 호객하네/

採多充滿包 채다충만포 많이 꺾어 한 가방 가득이라/

鰯與炒香珍 약여초향진 멸치와 더불어 볶아 미향이 진귀하구나/

 

▲주요 어휘

 

△蕨 고사리 궐 △隨=따를 수 △呼客=고사리 캐는 무리 △鰯=멸치 약 △炒=볶을 초

 

▲해설

 

들에 나가 보면 산불이 있었던 곳조차 고사리는 새싹을 틔우는 모습을 본 적이 많다. 아무리 고사리를 꺾어도 훗날 가보면 또 고사리는 새 싹이 돋아난다.

 

고사리는 지구상에 오래전부터 생존했던 식물로, 약 3억 년 전의 고생대 화석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자동차가 오가는 아스팔트 틈새에서도 풀이 돋아나고, 절벽 위 바위틈에서도 나무가 자라듯이, 고사리도 역경을 이겨내면서 3억년의 기나긴 세월동안 종자 보존하는 법칙에 경외감을 느낀다. 벌판에는 백 고사리, 가시자왈 밑에서 자라는 키 큰 고사리, 초록 풀 속에는 초록 고사리가 자라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우리 인생에도 어떠한 어려움도 견뎌내며 꿋꿋하게 순응하면서 살아가자는 의미에, 고사리 채취 시기는 지났지만 고사리 꺾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오언절구(五言絶句) 측기식(仄起式)으로 한 수 지어 보았다.

 

<해설 동주 고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