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담긴 어떤 이의 하루…그리고 우리네 삶

김학중, 창세

2017-06-28     유지영 기자

‘어느 날 아침 한 사내가 생수통 하나 가득/채운 동전을 가지고 분수대를 찾아왔다/그는 분수대에 동전을 묵묵히 던져넣었다’(시 ‘동전분수대’ 중)


김학중씨가 시집 ‘창세’를 발간했다.


동네에 분수대가 생기자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서 한 사내는 버스 운전을 하며 모아온 외국 동전을 던진다. 사내의 하루하루와 버팀의 흔적. 그 사이로 우리네 삶이 겹친다.


시는 어떻게 읽히고 쓰이는가.


분수대에서 굶주린 사람은 한 끼 식사값을,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은 차비를 빌려 간다. 그리고 우리는 시를 읽고 씀으로써 그러한 누군가의 하루를 줍는다.


문학동네 刊,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