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을 가르치는 어른

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2017-08-09     제주일보

중학생 딸이 사소한 일로 자꾸 거짓말을 한다며 걱정하고 있는 어머니가 있다.


예를 들면 친구가 전화 오면 귀찮은지 다른 일이 있다고 둘러대거나 보지도 않은 영화를 봤다고 하기도 하고, 휴대폰 충전을 더 해달라고 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랑 맨날 10분 이상 통화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먼저, 부모 자신을 되돌아보자.


중학교 2학년 정도라면 그게 잘못되었는지 알면서도 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왜 그런지 한 번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낫겠다.


“00야, 그렇게 둘러대기를 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 00가 왜 둘러대기를 할까? 그때 아이가 “엄마(혹은 아빠도)도 그러잖아요.” 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단독적으로 그런 둘러대기 행동을 보이기는 힘들다. 아이들은 보고 배운 대로 실행하기 때문이다.


꼭 부모님이 아닐 수도 있지만 성장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랐을 수도 있다. 지난 일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솔직하게 앞으로의 다짐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럼 이제부터 엄마도 안 그럴 테니 우리 00도 그러자.” 하고 한마디 하고 정말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세상이 변해도 진실한 태도의 가치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거짓말 하는 이유는 뭘까?


▲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피하고 싶은 경우


자녀 입장에서 진실하고 싶지만 그 친구와 같이 어울리고 싶지 않은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문제가 될까봐 둘러대기를 했다면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둘러대기보다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더 가치 있음을 강조해준다.


여기서 솔직하다는 것이 그 친구와 어울리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지금 영화를 보러 가고 싶지 않다거나, 뭔가를 해서 나갈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 비난받는 게 두려운 경우


휴대폰 충전을 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할머니와 10분 이상 통화하느라 그렇다고 하는데 엄마가 보기에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의심하기보다는 일단 믿어주자. 그 다음 진실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넌지시 “엄마가 휴대폰 많이 쓴다고 야단칠까봐 그랬구나. 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엄마도 이해할 텐데.” 하고 다음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자. 이것이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이 모든 상황은 말로도 가르칠 수 있지만, 부모 먼저 진솔한 행동으로 매사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우선인 교육이다. 먼저 실천하며 보여주는 교육이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