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더주는 감귤밭으로…청소인력 '구인난'
보수 현실화 안돼 다른업종에 나가...청소행정 '대란 우려'
제주시가 최근 환경미화원 대체인력에 대한 구인난을 겪으면서 청소행정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정규직 환경미화원은 262명, 대체인력은 이보다 2.3배가 많은 614명이다.
시는 환경미화원들이 오전 6시~오후 3시까지 주 5일, 주 40시간 근무가 정착됨에 따라 토·일요일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소차량을 운전할 대체인력을 5년 전부터 선발해 왔다.
그런데 클린하우스 1914곳과 음식물수거함 3052대 등 수거 장소가 늘다보니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대체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대체인력 역시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를 하되 일당은 7만5000만원이다. 일당은 도 조례로 책정된 것이 아니라 시의 지침으로 마련됐다. 고용은 본청은 물론 26개 전 읍·면·동에서 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감귤 수확철을 맞아 남자 인부는 15만원의 일당을 주면서 청소현장에서 일하던 대체인력들이 감귤밭으로 가면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공사현장에선 17만~20만원의 일당을 주면서 대체인력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감귤 수확현장에선 2배나 많은 일당을 주면서 최근 대체인력들이 안 나오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며 “일당을 올려주는 등 제주도 차원에서 보수를 현실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내년부터 생활임금과 기간제근로자 정부 노임단가를 적용, 대체인력에게 9만원의 일당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도 조례로 보장되지 않아 적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규직 환경미화원과 대체인력 간 임금 격차도 구인난을 부채질 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은 주말에 나와 일을 하면 휴일근무 수당(1.5배)이 적용돼 평균 1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을 받고 있다.
반면, 같은 일을 하는 대체인력은 이 보다 절반이나 적은 7만5000원을 받으면서 근로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2년째 대체인력을 하는 김모씨(61)는 “새벽부터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노동 강도는 세지만 다른 직종에 비해 일당이 적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겨울철을 맞아 대체인력이 대규모로 이탈할 경우 공무원들이 청소현장에 나가게 됐다”며 “클린하우스마다 쌓인 쓰레기를 제 때 수거하지 못하는 등 청소행정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와 파견·용역 근로자 등 비정규직 가운데 향후 2년 이상 일할 인력은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단, 휴일·휴직 대체 근로자와 60세 이상 고령자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