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탐라대 부지 활용방안 논란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 외국대학 유치 vs 道 “설립 자격 없다” 하원마을회 "제주도가 적극 나서고 주민들 이용하면 안 돼”

2018-04-19     김문기 기자
워싱턴국제학교

제주특별자치도가 2016년 매입해 관리하고 있는 옛 탐라대학교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측이 하원마을 주민들에게 워싱턴국제학교와 미국 주립대학 분교가 결합된 캠퍼스 타운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가 외국 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자격이 안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18일 하원마을회관에서 마을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탐라대 부지에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12학년제인 워싱턴국제학교 분교를 비롯해 미국 뉴욕주와 위스콘신주에 있는 2개 주립대학 분교를 유치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 있는 2개 대학으로부터 분교 설립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대학 이름은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측은 외국 대학 분교인 경우 5개 단과대학에 정원 4000명, 워싱턴국제학교는 정원 2000명으로 해 이르면 2019년 9월 개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제주도 관계자는 “외국 대학 분교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주체는 국립대는 해당 국가, 주립대학은 해당 주여야 한다”며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는 이같은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옛 탐라대 부지에 외국대학을 유치하겠다며 여러 단체에서 접촉이 왔지만 해당 대학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도에서 직접 외국대학과 접촉해 분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국제학교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 수빅에서 워싱턴국제학교 분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국제학교 본교를 비롯해 미국 2개 주립대학과도 탐라대에 분교를 운영하는 데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며 “제주도가 외국대학 유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강상기 하원마을회장은 “외국대학 분교 유치 활동은 토지 소유자인 제주도가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대학 유치와 관련해 마을 주민들이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