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를 훌쩍 넘긴 대정고 동창들, 졸업 60년 만에 모교서 만남의 행사

모교에 발전기금 500만원도 쾌척

2018-10-14     김문기 기자
대정고등학교

“친구들아 반갑네…내 얼굴 알아보겠는가?”

고등학교 졸업 60년 만에 희수(喜壽·77세)를 훌쩍 넘긴 노인들이 처음으로 모교에서 만남의 행사를 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정고등학교 5회 동창회(회장 강경찬) 회원 29명은 지난 3일 모교에서 ‘졸업 60주년 만남의 장’ 행사를 열고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우정을 쌓았다.

이들은 1955년 입학해 3년간 동고동락하며 수업을 받았던 동창생들로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다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8년 졸업장을 받은 126명(남 113명, 여 13명) 중 52명이 이미 운명을 달리한 가운데 외국에서 생활하거나 투병 중인 친구들을 제외한 나머지 동창들이 졸업한 지 60년 만에 만남을 가진 것이다.

동창들은 6·25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책상도 의자도 없이 마루 바닦에 엎드려 공부하던 시절에서부터 각자 사회에 진출한 후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에는 부산에 거주하는 진문숙씨(79)가 여성 동창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창들은 이날 이미 고인이 된 은사와 동창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갖고 모교에도 학교발전기금으로 5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3년 전부터 연락이 끊긴 친구들을 수소문하는 등 행사를 준비한 양신하씨(80)는 “등굣길을 재촉했던 우리들의 부모님은 떠난 지 오래됐고 열심히 지도했던 선생님들도 모두 떠나 지금은 한 분도 계시지 않다”며 “꿈 많던 소중한 그 시절 친구들이 더 늦기 전에 만나 옛 추억을 나눠보자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