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쁨과 슬픔이 곧 한라산이다

(8)한라산 어리목 광장(下) 2만5000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산자락에 360여 개 오름 산 정상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을 만큼 높은 산 의미

2019-07-25     김정은 기자
남한에서

 

한라산은 우리나라 3대 영산(靈山) 중의 하나다. 비교적 젊은 화산섬은 25000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으로 산자락에 360여개의 크고 작은 오름을 품는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부악(釜嶽원산(圓山진산(鎭山선산(仙山두무악(頭無嶽영주산瀛洲山부라산(浮羅山혈망봉(穴望峰여장군(女將軍) 등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어리목 한 모퉁이 아래로 안개 속에서 졸졸졸 물소리 반갑다. 지난밤 내린 비로 한라산 꼭대기에서부터 초목과 미물들에게 목 축여주고 흐르는 합창 아닌가. 누군가를 위해 나서는 물의 고운 심성이다.

최영효 시인의 시 한라산’, “어디서 눈을 들어도 구름 속, 저기 서 있다로 시작하는 김정희님의 굵직한 낭송에 날씨와 어우러진다.

 

김정희
어디서 눈을 들어도 구름 속, 저기 서 있다.
오름이 오름을 받쳐 하늘 하나 보듬고 산다
딱 한 번 말을 뱉고는 입을 다문 저 사나이
 
아버지 돌팔매 맞고 가신지 하마 내 나이
휴화산 이름 하나로 참고 또 기다린다만
모슬포 돌개바람에 실눈 뜨는 수선화
 
구름의 높이에서 먼 북쪽 멧부리를 보라
살아온 시간의 멍에 누군들 기적 아니랴
가슴 속 불을 내리면 아플 일 하나도 없다
-최영효의 한라산전문
 
무용가

자연유산-한라산 찬가를 박소현님의 춤으로 희망을 매만지며 푸르디 푸르게 풀어낸다.

김정희와 시놀이는 한기팔 시인의 시 나직이 울리는 말/구름의 말/풀잎의 말’, ‘한라산을 합송한다.

 

김정숙의

산할아버지’, ‘깊은 산속 옹달샘’, ‘미녀는 괴로워의 주제곡 이 오현석님의 리코더 연주에 안개를 가르듯 경쾌해진다.

공연 장소의 천정 귀퉁이로 제비새끼들이 미동도 없이 관람하다, 어미제비가 물고 온 먹이를 덥석 받아먹자 기쁘게 돌아나서는 모성이 시어인 듯 괸다.

 

오현석이

산정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 한라산(漢拏山)이다. 정상에서부터 빗방울 모여 물줄기 이루듯 한라산자락의 든든한 어깨동무가 자랑스럽다. 숱하게 그려내는 안개의 춤처럼 희망으로 꿈틀거리는 건강한 산, 어머니 품의 기운을 듬뿍 받고 하산한다.

다음 바람난장은 727일 오전10대정백조일손지묘에서 펼쳐집니다.

사회=정민자
아코디언=김민경
무용=박소연
시낭송=김정희와시놀이
반주=김정숙
리코더=오현석
영상=김성수
음향=최현철
사진=채명섭
성악=김영곤·황경수
=고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