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바둑리그 통합 준우승’…강팀 도약한 서귀포칠십리

전 시즌 6위 멤버로 올해 준우승…창단 5년만에 처음 선수 모두 1주전 같은 맹활약…내년 시즌 우승 재도전

2019-09-08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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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칠십리(감독 이지현)가 창단 첫 한국여자바둑리그 통합 준우승을 달성했다.

제주보와 서귀포시가 공동 창단한 서귀포칠십리는 지난 7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 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32선승제) 2차전에서 부안 곰소소금에 1-2로 아쉽게 패했다.

지난 3일 벌어진 1차전에서(0-2) 패한 서귀포칠십리는 곰소소금에 먼저 2승을 내주며 챔피언결정전을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이지현 감독은 도민 분들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결승에서 패해 많이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년에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서귀포칠십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86패를 기록하며 2위로 준우승을 차지, 2015년 창단 이후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준플레이오프에서 여자바둑 세계랭킹 1위 최정 9단이 속한 서울 사이버오로를 물리친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2-0으로 누르고 챔프전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2연패를 당하며 창단 첫 여자바둑리그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로써 서귀포칠십리는 챔프전 준우승 상금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사실 서귀포칠십리는 리그에서 두각을 보이던 팀은 아니었다. 창단 후 4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었고, 가장 성적이 좋았을 때도 20155(66)에 불과했다.

2016, 2017시즌에는 리그 꼴찌였으며, 지난 시즌에는 초반엔 분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6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멤버 변동 없이 올 시즌을 치를 거라며 지난 시즌 뛰었던 4명의 선수를 모두 보호지명했다. 올 시즌 여자바둑리그 참가팀 가운데 지난해와 선수 변동이 전혀 없는 팀은 서귀포칠십리가 유일하다.

당시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이제는 타 팀과 겨뤄도 뒤처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서귀포칠십리 선수들은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에 부응했다. 주장인 오정아 4단과 조승아 2, 김수진 5단 모두가 1주전 같은 활약을 꾸준하게 펼쳤다.

그 결과 조승아 2단은 정규리그 개인랭킹 공동 1위를 기록하며 다승상의 영예도 안게 됐다.

특히 이 감독은 후보 선수인 김수진 5단의 맹활약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수진이가 정규리그에서 5연승을 달성한 게 매우 컸다. 당시 1, 2주전인 정아와 승아가 번갈아가며 질 때 수진이가 계속 승을 따내며 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후보 선수가 5연승을 한 것은 리그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치켜세웠다.

서귀포칠십리의 새 목표는 2020시즌 우승이다. 창단 6년 만에 여자리그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서귀포칠십리의 내년 시즌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한국여자바둑리그는 한국기원이 해마다 주최·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