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만원 제주 하늘길, 근본 처방 절실하다

2019-10-27     함성중 기자

수학여행 시즌을 맞아 도민들의 항공권 구입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가히 하늘의 별따기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을 정도다.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학교에서 수학여행단이 줄줄이 제주를 찾으면서 날마다 좌석난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4~26일만 해도 제주~김포 노선은 제주항공 등 모든 항공사가 100%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말 대기예약자들은 아예 탑승 기회를 얻지 못해 가히 ‘좌석대란’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 한다.

가을 성수기를 맞아 매일 4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제주노선 항공좌석은 이들 관광객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평일에는 수학여행단이, 주말엔 개별관광객까지 몰리며 빈 좌석이 거의 없다. 더욱이 학교 단체는 통상 항공권 예매를 150석 이상 많이 하는 데다 취소표도 거의 없어 이 시기엔 비행기표 구하기가 전쟁이란 말이 과하지 않는다.

항공업계에선 몰려든 이용객들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하는 도민들의 불편과 고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갑자기 일이 생겨 뭍 나들이를 해야 하는 이들로선 그야말로 발만 동동 굴러야 할 처지다. 항공사 등에 지인이 있어 표를 부탁하며 통사정을 하는 것이 이젠 흔히 있는 일이 돼버렸다.

도대체 국제관광지에서 이처럼 극심한 항공권 구입난을 겪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도민에게 항공기는 육지부의 기차와 고속버스처럼 대중교통 수단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경우 제주가 주 영업기반인 점을 감안하면 도민 탑승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선 안 될 일이다.

제주는 이미 관광객 1500만명 시대를 열었다. 급하면 특별기를 투입하는 식의 땜질처방으로는 한계다. 제2공항 해법도 언제쯤 가시화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제주도정과 공항공사가 머리를 맞대 현재의 시설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든 항공기 운항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생업을 위해 다른 지방을 오가는 도민들의 고충을 심각하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