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산 마늘 계약재배 단가 결정에 농협 고민
올해산 재고 쌓인데다 농민들 계약단가 인상 목소리
내년산 마늘 계약재배 단가 결정을 앞두고 도내 마늘 주산지 농협들이 고민에 빠졌다.
농가들이 올해산 마늘 매취 단가보다 200원 많은 ㎏당 3200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팔지 못해 창고에 쌓여있는 물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무작정 계약 단가를 올리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도내 마늘 주산지 9개 농협이 참여하는 마늘제주협의회(회장 이창철)는 지난달 14일 내년산 마늘 계약재배 단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결국, 농가 여론과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본 후 결정하기로 하고 단가 결정 시기를 이달로 늦췄다.
2일 이창철 마늘제주협의회장은 “마늘 농가들의 고충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농협이 출혈을 감수하고 무작정 농가에서 요구하는 금액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산 마늘도 ㎏당 3000원에 수매했지만 시장 가격은 2000원대로 폭락한 상황”이라며 “타 작목과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마늘 농가들의 요구를 100%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근본적으로 마늘값 폭락이 지역농협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정보에 따르면 이달 들어 깐마늘(남도) 20㎏(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4월 13만5000원을 보인 이후 계속 하락하며 이달 들어서는 9만원대로 떨어졌다.
도내 마늘 주산지 농협에는 올해 마늘 농가로부터 수매한 마늘 5000t을 처리하지 못해 저온저장고에 쌓아둔 상태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