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느니 못한 '출입금지' 조치

2020-06-22     김두영 기자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낙석 위험이 높아진 수월봉 해안절벽 지역에 대한 출입이 금지됐지만 경고문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은 서쪽 해안절벽에 화산쇄설층(천연기념물 제513)을 볼 수 있어 제주지역 유명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여름 장마철에는 잦은 비 날씨로 약해진 토대가 무너지기 쉬워 주의가 필요한 곳으로 실제 지난 2015년 수월봉 지질공원과 이어진 엉알해안 화산층에서 길이 1m 바위 2개가 탐방로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제주시는 올해 장마가 시작된 이후 낙석위험이 높은 수월봉 해안절벽 일대를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관광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출입금지 안내판은 ‘낙석위험으로 산책로 출입을 금지합니다’라고 인쇄한 A4용지를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닥에 붙여놓았고 산책로 입구를 차단한 것도 공사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출입금지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에 불과했다.

이에 관광객들은 바닥에 붙여진 출입금지 안내는 확인하지 못한 채 출입금지 테이프를 넘어 산책로를 구경하는 등 낙석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수월봉을 방문한 관광객 김모씨(25·인천)는 “출입로에 테이프가 붙어있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냥 넘어가서 아무런 문제도 없는 줄 알았다”며 “출입금지 안내문은 보지도 못했다. 그런 중요한 것은 제대로 눈에 보이게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예년보다 빠르게 장마철이 찾아오면서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장 확인 후 제대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