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현길호 의원 "어제 술을 마셔서..." 질의 패스 '논란'

예결특위결산 심사서..."취중에 질의 하면서 실수하면 예의가 아니" 의회 내부서도 "중요한 결산심사 과정서 있을 수 없는 일" 지적 현 의원 "음주운전 관련 시장 내정 예의 아니라는 점 은유적 표현"

2020-06-23     강재병 기자
현길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이 행정시 예산결산심사 과정에서 “전날 술을 마셔 취중에 질의를 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질의를 생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3일 회의를 속개해 제주시와 행정시를 상대로 2019회계연도 예산결산심사를 이어갔다.


이날 심의에서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조천읍)은 자신의 질의 차례에서 “저는 어제 강원도에서 의원님들 10여 분이 내려와서 제주도 의원님과 교류하는 와중에서 술자리가 있어서 술을 좀 마셨다”고 언급했다.


현 의원은 이어 “그래서 잘못 얘기하다보면 계속 중언부언해 질 수도 있고, 그동안 결산에 임하시는 공직자분들을 상대로 제가 취중에 질의를 하면서 실수하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질의는 따로 하지 않겠다”며 질의를 하지 않았다.


특히 현 의원은 “TV를 앞에 두고 생방송에서 회의에 앞서서 술을 마시고 질의를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질의는 생략하겠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자신의 순서를 마쳤다.


제주도와 행정시가 지난 1년 동안한 집행한 예산의 수입과 지출을 최종 심사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의원이 전날 술을 마셨다며 별도의 질의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에서 적잖은 비판도 예상된다.


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해 회의에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회의 이후 “제주도정이 음주운전과 연관된 행정시장을 내정했고, 이는 인사청문을 진행하는 의회에 예의가 아니라는 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그동안 행정시장 인사, 인사위원회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제 스스로 예의가 아니라고 한 것은 도정 스스로 예의를 지켜달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회 제주특별자치입법연구회와 강원도의회 자치분권연구회는 22, 23일 이틀 동안 제주도의회에서 자치분권 현안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