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갈파래 양식장 배출수가 원인

녹색연합 도내 80곳 조사결과 광어양식장 밀집 해안서 심각 “수거 작업은 임시방편…주요 육상 오염원 관리·규제 필요”

2020-07-09     김종광 기자
8일

제주 해안가를 점령한 구멍갈파래의 발생 원인이 광어 양식장 배출수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연안 전체의 육상양식장과 해변을 중심으로 녹조류인 구멍갈파래 유입 상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조사지점 전체 80곳 중 63곳에서 구멍갈파래가 확인됐다. 특히 구멍갈파래로 몸살을 앓던 동부지역인 성산 신양, 종달, 하도, 오조리 해안뿐 아니라 북쪽 연안과 대정, 한경, 한림 등 서부지역에서도 쉽게 발견됐다.

구멍갈파래가 유입된 곳 중 특히 심각한 지역은 육상 광어 양식장이 밀집된 동부 해안의 성산, 구좌, 조천 및 서부 해안의 한경, 한림 해변 등 21곳이다.

또한 금능, 김녕, 이호, 곽지, 신흥, 함덕 등 제주시 해수욕장 대부분에서 확인됐으며, 구멍갈파래가 발견된 지점의 특징은 성산 신양, 조천 신흥처럼 인근에 광어양식장이 위치하고 조류 흐림이 정체된 만(灣) 형태의 지형이었다.

구멍갈파래 급증과 같은 녹조류 대발생(green tide)은 연안에 흔하게 분포하는 파래류가 과도한 영양물질로 과잉성장해 연안의 바위를 뒤덮거나, 조류에 떠밀려 해안에 띠 모양으로 쌓이는 현상이다.

녹색연합은 “구멍갈파래가 급증 원인에 대해 담수에서 유입되는 질산성질소와 주변 양식장에서 유입되는 인(P)성분이 영양물질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며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은 제주 동서부 해안에 집중돼 있으며, 양식장 현황 지도와 양상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에 대해 양식장 배출수 등 육상오염원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제주도정의 오염원 관리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물환경보전법’에 근거한 배출수 기준에는 수조 면적 500㎡이상인 경우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부유물질(SS) 두 항목만 측정하고 있다. 양식장 배출수로 인한 연안 부영양화 원인으로 질소(N), 인(P)이 언급되고 있지만 관련 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구멍갈파래 수거 작업은 임시 방편일 뿐”이라며 “제주 해안가에 구멍갈파래가 급증하는 악순환을 막으려면, 양식장 배출수, 생활 오폐수 등 주요 육상 오염원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