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공항 확장 검증…제2공항 새국면 맞나

국토부, 현 제주공항 활용 가능성 검증 제안...2공항 특위 수용 조만간 검증 주체와 방식 논의...교차활주로 등 ADPi 권고 검증

2020-08-13     김승범 기자

국토교통부가 현 제주국제공항 활용 가능성에 대해 검증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제주 제2공항 문제가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다만 현 공항 활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도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국토부가 최종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 외국의 중립적인 기관이 검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 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공정책 책임자인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지난 11일 제2공항 특위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제2공항 특위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도민의견 수렴 방식을 묻는 자체 여론조사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조만간 제2공항 특위와 검증 기관과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검증 대상을 제주 제2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당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권고한 기존 공항 확충안으로 잡고 있다.

ADPi는 교차활주로 활용 등 19개 권고안을 반영하면 기존 제주공항 확충으로 충분히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향후 관심은 검증 주체와 방식이다. 제2공항 특위는 2~3시간 가량 토론회가 아닌 외국의 중립적인 기관이 참여하는 용역 수준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검증에 ADPi 연구책임자의 참여도 요구를 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들며 확실한 대답은 내놓지는 않았다.

ADPi가 권고한 19개 사항 가운데 현재 15개 사항은 국토부가 진행 중이다. 검증이 진행된다면 국토부가 반영하고 있지 않은 주기장 확대, 독립 평행 항로 신설, 교차활주로 운영, 항공기간 분리간격 축소 등이 될 전망이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지난 12일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존 제주공항 확충으로 된다면 정부가 2공항을 건설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반대로 안전이나 환경이나 장래 항공수요 충족 부분에서 해결이 안 된다고 하면 제2공항 건설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현 제주공항 확충 방안에 대해 합리적인 결론이 난다면 갈등 해소를 위한 논점이 명확해 지고, 도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국토부가 도민들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최소한 외국의 중립적 기관과의 검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의 제안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을 위해 검증 주체가 국토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이나 국회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