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분노 관리법

이원후, 제주감귤농협 동문로지점장·심리상담사/논설위원

2020-10-20     제주일보

요즘 들어 부쩍 상담실에 찾아와서 털어놓는 이야기에 그들이 겪고 있는 공허함, 좌절, 분노, 상처가 가득하다. 혼자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찾아온 사람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애쓰고 있었다.

그중에 한 사례를 소개해보면 한 50대 중년 부인이 남편의 분노 조절 어려움으로 인해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분노조절을 하지 못해서 이혼까지 가는 경우를 보며 분노 관리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분노의 문제는 다양한 상황에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러한 분노의 문제를 잘 다스리거나 조절하지 못하면 삶의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이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분노를 포함한 다양한 감정들은 우리가 사는 동안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분노를 버리고 싶어 한다. 잊으려고도 하고 개선해보려고도 노력한다.

특히 분노와 관련해서는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더욱 활성화가 잘 되는 것 같다. 따라서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분노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자주 본다. 분노의 문제로 인하여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누구에게나 있는 분노 감정, 그리고 분노의 표출이 잘못돼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바람에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이에 필자는 분노에 대해서 많은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 가장 짧고 간결하게 적어보았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용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노 감정을 인정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용기의 문제이다.

우리가 무엇을 인정하는 것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를 갖기에는 과거의 아픈 상처와 좌절했던 경험 등이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더욱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는 어렵고 망설여지더라도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무의식 속 감정 살피기: 어느 누구도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 화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경우에 따라서 우발적으로 분노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무의식이 올라오면서 분노가 조절되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특히 평소에 좋지 않은 관계나 스트레스가 많았던 일들에 대한 불쾌감을 무의식에 저장한다. 그 때문에 분노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미해결된 감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 특히 무의식에 저장하는 분노는 전혀 엉뚱한 시간에, 엉뚱한 곳에서 폭발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무의식에 대한 성찰은 꼭 필요하다.

분노에 대한 글을 써오면서 나의 머리와 마음속을 떠나지 않은 생각은 오직 하나이다. 분노를 잘못 다스리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큰 피해가 되는 것은 관계이다.

오늘날은 관계론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관계는 중요하다. 아무리 유능해도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끊어져 버린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진다. 작은 짜증에서 시작한 것이 화가 되고 화가 누적돼 분노가 되며 분노가 자라서 증오가 될 경우 범죄까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분노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도전하면서 극복하고 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곧 현대인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