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이끌 등표가 바다 속 지뢰로…

제주시 이호 앞바다서 2년 전 태풍에 쓰러진 채 방치 선박 충돌·항로표지 기능 상실 등 2차 사고 초래 위험

2020-12-03     김종광 기자
제주시

제주 이호 앞바다에 설치된 등표가 2년 전 태풍 솔릭에 의해 쓰러진 뒤 방치되면서 어선을 비롯한 많은 선박들이 수년째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3일 찾은 제주시 이호동 이호테우해변 인근 해안가. 해안에서 100m 떨어진 바다에 설치된 등표 4개 중 2개가 기능을 상실한 채 절반쯤 쓰러져 있었다.

등표는 바다의 교통 신호등이라 불리는 항로표지의 하나로, 안전한 뱃길을 표시해주기 위해 항로나 항로주변 암초 등에 설치한 구조물이다.

이 등표는 제주이호분마랜드가 2007년 해안을 매립하면서 바다에 쌓아놓은 돌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설치했다.

2018년 태풍 솔릭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등표 2개가 쓰러졌지만, 지금까지 복구되지 않아 선박 충돌사고 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선박이 운항 중 항로표지를 추돌하면 선박 손상을 비롯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항로표지의 기능이 정지돼 다른 선박들이 항로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항로를 잘못 판단해 충돌, 좌초 등 심각한 2차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제주시 이호동주민센터는 사업자인 제주이호분마랜드에 등표 복구 조치를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제주이호분마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장 등표 복구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이호동 관계자는 “제주이호분마랜드에 여러 차례 등표 복구 조치를 권고했다”며 “이호분마랜드에서 등표를 직접 설치했기에 행정에서 직접 복구 작업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