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3선 불출마 공식 선언

21일 도의회 도정질문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않겠다" 대권 도전 전념 시사...구체적 사퇴 시기는 밝히지 않아

2021-04-21     김승범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1일 내년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3선 도지사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 지사의 이 같은 선언은 대권 도전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역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차기 도지사 자리를 놓고 예비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진행된 제39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 첫날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연동갑)은 원 지사에게 대권 도전과 도지사 3선 도전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2018년 재선 도지사에 당선된 뒤 제주 내 여러 현안을 해결하고 세계 속의 보물섬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도정의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자세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제가 정치인으로서 제주의 더 큰 도약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다가오는 정치일정에 대한 노력을 쏟아야 할 부분이 있어 도정에 대한 책임이 소홀하거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화하도록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저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밝힐 책임도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는 것은 내년 도지사 선거와 그 이후 도정은 새로운 리더십에 넘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피력했다.

앞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환 전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선거일 4개월 전)했고, 2014년에는 우근민 전 지사도 불출마를 선언(50여일 전)한 바 있다.

이번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임기 1년여를 남긴 시점이어서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원 지사는 지사직 사퇴 시점에 대한 양 의원의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원 지사는 “지사가 가진 책임과 그 영향이 서로 얽혀 가볍지 않다”며 “이 때문에 (도정에) 소홀하지 않은 방법을 논의하고 추후 도민에게 알리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도정질의에서 김황국 의원(국민의힘·제주시 용담1·2동)은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제주정가의 큰 변화를 예상하면서 앞으로 대선 경선에 배수진을 칠 것인지를 물었다.

원 지사는 3선 도지사 도전 여부는 경선과 별개라며 “도민들의 불필요한 억측을 줄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명확하게 말했다. 앞으로 가시밭길도 두렵지 않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에 전념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레임덕 우려에 대해 “국가권력이나 지방권력이나 임기가 있는 한 영원히 기세등등할 수 없다”며 “파격적인 개혁을 할 때가 있고, 민생을 챙기며 마무리하는 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3선 도지사에 도전한다면 5~6년이 걸리는 사업을 진행하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업은 새로운 리더십이 해야 한다”면서 “대신 도민들과 약속해 진행한 일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