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Mask)

2009-06-14     김범훈 기자
마스크(Mask)하면 일단 병균이나 먼지 등을 막기 위해 코와 입을 가리는 물건을 말한다. 대개 보건 위생용으로 황사 전용 마스크는 그런 차원이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공포가 확산되면서 불티나게 팔리는 흰색 마스크는 그 원조 격이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이용도 적지 않다.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면, 종교적 또는 예술적 유희 등에 쓰이는 가면이나 탈도 마스크의 일종이다.

용접 때 쓰는 얼굴막이, 군사용 방독면, 야구나 펜싱과 같은 운동 오락용 등 마스크의 용도는 다양하다.

▲이웃나라 일본인들의 마스크 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알려진다.

용도는 물론 보건 위생용이다. 1918년과 1919년 전 세계에서 4000만 명 이상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대유행은 일본 전역에 마스크 붐을 일으켰다. 당시 보건당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계몽까지 펼쳤을 정도였다.

그 후 각종 호흡기 질병이 등장할 때면 마스크 착용은 생활화됐다고 한다.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이에 집착하는 일본인들의 생활습성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일본은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책으로 흰색 마스크가 거리 곳곳마다 넘쳐나고 있다.

이 정도면 가히 ‘마스크 신앙’이라 할 만하다.

▲국내서도 마스크가 유행이다.

외출 시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얼굴 피부를 보호하려는 여성들 사이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 야간에 걷기 운동하는 여성들 십중팔구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무릇 여성으로서 건강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를 위해 마스크를 쓴다는 데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마스크는 두 눈만 놔둔 채 얼굴 전체를 가린 양상이다.

모자를 눌러 쓴 본인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대방은 결코 그를 알아 볼 수 없다.

마주치는 서로는 비록 이웃일지라도 눈인사조차 할 수 없다.

주민들도 이러한데 국제적 휴양관광지 제주에서 관광객 특히 외국인들은 무섭게나 느끼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얼굴은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미소 띤 얼굴은 상대방도 기분 좋게 한다.

그래서 마스크를 벗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운동에 나서면 어떨 런지 매번 생각해본다.

<김범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