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자 이야기 - 팔짱 낀 '농정'

2002-08-14     홍원석
최근 계속되는 비 날씨로 농심은 새까맣게 타고 있다.
북제주군 지역 농민들은 몇 년간 채소류 가격 하락에 따른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마늘 파동을 맞닥뜨린 데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집중호우에 참깨, 콩 등 밭작물 피해로 한숨이 절로 난다.
이런 와중에 최근 농정당국이 보여주고 있는 대응책은 ‘따로 국밥’ 행정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북군 농정은 6.13 지방선거 전 전국 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자체 예산을 들여 밭농업 직불제를 시행한다고 밝혀 수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데 선거 이후 농정당국은 마늘 파동과 집중호우에 따른 대책 한번 내놓지 않아 농가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1차산업발전위원회 운영 활성화, 중국산 마늘 수입관련 대책 등 1개월 전 군수 지시사항조차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는 등 농정의 단면을 눈치채기가 어렵지 않다.
“양파, 양배추, 맥주보리에 이어 참깨까지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돼 속상하다”는 한림읍 주민은 하소연할 데가 없다.
의사들은 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대해 대체의학의 하나인 플레시보 효과(僞藥 效果)를 생각한다고 한다.
애면글면 하지 않아도 될 그 흔한 전시행정조차 나오지 않고 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군청 밖의 농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