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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무슨 향을 입었을까?
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2017년 08월 16일 (수) 유지영 기자 yjy777@jejunews.com

1980년 초에 두 명의 인물이 미국인의 이상적인 삶에 대한 롤모델이 된 적이 있다. 이들은 유대인이었다. 과거에는 이상적인 삶의 기준이 나라와 사람에 따라 달랐다. 그러나, 현대는 그러한 장막을 치워버렸다.

 

이들은 향수와 청바지를 만든 캘빈 클라인(Calvin Klein)과 역시 향수와 폴로셔츠(polo shirt)로 유명해진 랄프 로렌(Ralph Lauren)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무엇으로 미국인의 이상적인 삶을 도안했을까?

 

캘빈 클라인의 향기로운 삶 속에 향수와 청바지의 매력이 녹아 있다. 향수 이터니티(Eternity, 영원) 광고 사진들이 암시하고 있는 주제는 단순한 것으로 헌신적이며 영원한 사랑이다. 그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가치이다.

 

이터니티에 이용된 향기도 그에 걸맞는 것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꽃 향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 향수의 분위기에는 브랜드를 책임지는 수장 캘빈 클라인이라는 한 개인의 삶도 반영되어 있었다.

 

이로써 캘빈 클라인은 청바지를 착용하고, 청바지는 영원한 사랑을 품고 있는 향수를 입었다. 그 당시는 그가 관여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하고, 그의 뮤즈였던 켈리와 두 번째 결혼으로 그도 안정성 속에 사랑을 꽃 피우고 있었다.

 

이 향수의 이름도 한 매장에서 결혼 반지를 고르는 과정에서 반지에서 받은 영감에 의해 탄생했다. 물론 그는 결혼 반지에도 ETERNITY를 새겼다. 이후 이 향수의 광고는 소박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모델을 중심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상적인, 즉 이터니티에 어울리는 도덕적인 완벽한 삶만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캘빈 클라인을 일컬어 한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에 충실한 트렌디 디자이너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터니티가 창작되기 전에 옵세션(obsession, 집착)이라는 향수가 태어났다. 캘빈 클라인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 향수가 옵세션이라고 할 정도로 이것의 이미지도 도발적이다.

 

캘빈 클라인의 광고 사진 또는 영상들은 대체로 적나라한 표현이였다. 어떤 광고는 행정 당국, 언론, 시민단체들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자제를 촉구한 바도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공의 열쇠는 광고였다.

 

청바지 광고에서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브룩 쉴즈(Brooke Shields)는 “나와 청바지 사이에 뭐가 있는지 아나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하며 소비자들의 야릇한 상상을 유도했다. 이 광고 문구는 대성공작이었다.

 

캘빈 클라인에게 자유를 상징하는 청바지는 이터니티, CK one, 그리고 CK be 향수 등과 함께 의미있는 삶의 동반자이였다. 그는 급기야 1997년에 청바지만으로 수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그는 두 향수, 이터니티와 옵세션, 순수와 퇴폐 사이를 그네 타는 듯한 모순된 라이프 스타일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젊은이들을 위한 진정한 삶의 형태의 일환으로 향수, CK one를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CK one은 남녀 공용 향수로 캘빈 클라인이 추구하는 미학이 가장 잘 용해된 것이기도 하다. 이어서 1997년에 출시된 CK be도 세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미학이란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 청바지가 상징하는 자유, 그리고 그의 디자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단순함이다. 이렇게 캘빈 클라인은 청바지와 향수, 그리고 패션과 함께 긴 세월 동안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경영하면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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