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를 하는 그대에게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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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농협중앙회 준법지원국장

가을색이 완연하다. 단풍은 설악을 넘어 한라로, 촌에서 도시로 말없이 흐르고 있다. 자연은 그렇게 소리 없이 흐른다. 사람 사는 세상도 그렇게 조용히 흐르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이때가 되면 농부는 가을걷이에 바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도, 실적을 내야하는 기업도 모두가 분주해 진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은 요즘 초조와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취업시장이 그만큼 치열하고 삭막한 전쟁터로 변했기 때문이다. 본인도 힘들고 부모도 아프다. 취업이 돼도 울고, 안 돼도 운다.

 

필자의 한 조카는 어려운 가정형편이지만 휴학과 아르바이트, 그리고 정치권의 인턴 과정을 거치면서 몇 번의 도전 끝에 중앙 일간지 기자가 됐다. 부모 신세를 지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고 얻어낸 성취이기에 기특한 일이다. 또 한 조카는 금융회사 인턴을 1년 정도 하고 시중은행 정규직 행원으로 입사가 결정된 후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복받쳐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또 다른 조카는 요즘말로 ‘공시족(公試族)’이다. 공무원시험을 여러해 준비하고 있지만 필기시험에 떨어지고, 겨우 필기시험이 통과되면 면접시험에 미끄러지기를 몇 년째 반복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하니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 같은 희비의 배우가 어찌 필자의 조카들뿐이겠는가.

 

어떤 취업준비생의 아버지는 자식이 몇 번의 면접시험에 떨어지자 채용을 주관한 해당 회사를 찾아가 하소연하더라는 가슴 찡한 얘기도 들린다. 또 다른 부모는 입사시험에 서류전형이 까다롭다는 말을 듣고 자식의 입사지원서에 들어갈 자기소개서를 직접 보내주며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자식이 취업이 안 되면 부모가 죄인이 되는 세상이다.

 

그들의 아픔을 보면서 삶과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이미 기성세대가 돼버린 내 자신을 질책해 보지만 그들에게 힘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미안할 뿐이다.

 

선호하는 일자리는 늘지 않고 취업지원자는 많으니 취업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다. 게다가 올 들어 세계적인 금융·재정위기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청년실업률은 평균 8%로 전체실업률 3% 대비 두 배가 넘는다. 정부가 기업을 다그치지만 일자리 부족 문제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나 미국 뉴욕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아래 벌어지고 있는 청년들의 시위도 사실은 과도한 실업률에서 촉발된 것이다.

 

그러나 취업은 분노하거나 원망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하는 직장의 비전과 인재상을 보고 한 발 더 뛸 수밖에 없다. 취업이 되면 환호하되, 몇 번 실패했다 해서 나약해질 이유도 없다. 취업이 목표라면 실패는 한계가 아니라 돌파해야할 또 다른 목표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업에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업을 선택한다는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따라서 용기를 갖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 열정이 식어서는 안 된다. 기업은 하나의 스펙을 더하는 사람보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는 블레이크의 싯구처럼 미래를 읽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비저너리’를 선호한다. 현실은 냉엄한 것이나 능히 극복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창의와 도전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늘 갈망하라,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고 하지 않았던가.

 

내 삶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내’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마지막 집중과 긍정적인 마음을 놓지 않기를 바라며,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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