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패턴을‘구매’에서‘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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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태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장/공학박사

2038이나 2050이라는 말을 비단 환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요즈음은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지금의 소비규모를 유지하더라도 2038년에는 지구상의 채굴 가능한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2050년 안에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 인류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그것은 현재의 소비규모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만 해도 지구상의 총인구는 약 20억명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66년이 지난 지금은 70억명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25년 안에 새로운 20억명의 인구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무런 대안이 없이 2038년이나 2050년을 맞으면 모든 나라가 암울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나마 미국이나 캐나다 그리고 호주 같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나은지 모른다.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석탄이나마 자기들이 약 200년 간 사용할 매장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석탄조차 거의 바닥이 난 우리의 입장에서는 마른 수건이라도 짜는 노력과 철저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30년 후는 금세 다가오는 것이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이 이미 오래 전부터 ‘성력화(省力化)’에 주력하여 기반에 오른 것에 비하면 우리는 실질적 대비가 너무 안일했고 지금도 그러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소비패턴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나갔으면 한다. 즉, 현재의 ‘소유(owning)’ 위주에서 ‘임대(leasing)’로 전환했으면 한다.

 

한 번에 전환이 어렵다면, 우리도 우리의 관습과 사회체계에 맞는 임대형 소비로 전환할 연구를 지금부터 착수라도 했으면 한다. 물론 모든 문화와 전통은 존중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인정하지만 이제는 변화도 인정하고 나아가 서두를 때가 되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소유에 너무 집착해 왔다. 반대로 보면 우리 조상들은 너무 가질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근대에 들어서도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임대문화가 우리 사회에서는 뿌리를 많이 내리지 못했다.

 

소유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을 위해 재물이 동맥과 정맥이라는 양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생산에서 사용, 그리고 폐기라는 동맥에서의 일방통행에만 편중되어 졌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맥산업의 성장이 더디었던 것도 그러한 원인(遠因)에 기인한다고 보여 진다.

 

소비형태를 임대로 전환하면 사용되고 난 재물의 최종처리에 이때까지와는 다른 책임과 책무가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즉 생산자는 판매의 역루트를 통해 보다 더 용이하게 사용후의 재물들을 수집할 수 있고 또 재사용, 재활용 등을 알뜰하게 행할 수 있고 또 행해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 나아가 생산단계는 물론 설계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하는 일도 자연스럽게 극대화될 것이다.

 

방법론상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세상만사 모든 게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 몇이나 되겠는가.

 

주택은 오래 전부터 그러했지만 현재 임대형식으로 소비되는 재물의 대표적인 것에는 복사기가 있고 점차 자동차도 그런 류에 편입되고 있는 추세다. 의지만 있으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보다 많은 재물에 대해 임대형태의 소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생산자, 유통자 그리고 심지어 정부나 시민단체 등에서도 적극적인 호응과 제도의 개발 등이 뒤따르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모든 사무용품, 가전제품 그리고 자동차나 가구까지도 임대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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