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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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기 제주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TV 방송의 개그 프로그램 중에 ‘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애정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서 재치 있게 정리해 웃음을 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애매한’ 것은 무엇이며, ‘정하는’ 기준은 어떤 것이고, ‘누가’ 그 역할을 하는가?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조직이 되고, 조직에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게 되므로 조정과 합의, 결정이 필요하다. 서로 대립되는 의견 중의 하나가 100%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을 끝까지 주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모든 의견은 70~80% 장점이 있고 20~30%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상이(相異)한 의견도 또 다른 측면의 70~80% 장점과 20~30% 단점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서로 주장하는 장점과 단점이 50:50 이라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애매하다는 것은 ‘이것인지 저것인지 명확하지 못한 것’을 뜻하는 데, 난감하고 쉽지 않다는 것을 포괄한다. 어려운 상황에 마주치지 않고 모르는 척 하거나 피해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살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편할 수 만은 없지 않은가. 식당에서 짜장면을 주문할 것인지 짬뽕을 주문할 것인지 고르다가 윗 사람이 짜장면을 주문하면 대부분 짜장면으로 통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짬뽕은 다음에 먹어도 되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의 애매한 상황은 이와 같은 사소한 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놓고 국회에서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직장·단체·가정 등 사람이 모여 집단이 형성된 모든 조직에는 크든 작든 애매하고 난감한 상황이 쉴새 없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이 ‘선택’과 ‘결정’의 과정이라면 어려운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지도자이고 리더의 역할이다.

 

손자병법에는 장수에게 필요한 자질로 지(智), 신(信), 인(仁), 용(勇), 엄(嚴)의 5가지를 꼽는다. 지(智)는 지식과 지혜를, 신(信)은 믿음과 약속을, 인(仁)은 사랑과 베품을, 용(勇)은 용기와 배짱을, 엄(嚴)은 질서와 규율을 의미한다. 전쟁에서 장수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일상 생활에서는 지도자(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德目)이 되겠다. 리더가 이러한 덕목을 갖추고 구성원들이 따를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면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자발적으로 그의 결정을 따를 때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이다.

 

리더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삼국지의 주요 인물인 조조, 유비, 손권이 리더인 것은 분명하지만 각자의 특징이 있고 여러 가지 장점과 동시에 부족한 점이 있다.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정의(定義) 중의 하나는 “리더에게는 ‘follower(따르는 사람)’가 있다”는 것이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이라고 혼자는 장수가 될 수 없다. “나를 따르라”라고 외쳐도 따라오는 사람이 없다면 리더라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리더에게는 따르는 사람들의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리더의 결정이 항상 100% 정확할 수는 없지만 그의 결정을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진정한 지도자,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나의 역할은 때로는 리더의 입장이고 때로는 follower가 된다. 내가 진정한 리더인지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follower인 후배, 동료, 주변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믿고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리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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