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과거사정리로 바른 역사 정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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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정리로 바른 역사 정립을 !

2005년 12월 1일은 대한민국이 그 간의 과오를 씻고 새롭게 탄생할 계기를 맞는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 5월 31일 법률 제7542호로 공포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시행되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출범하여 각 도, 시, 군에서 진실규명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12월 22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 15명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현판식을 가져 공식적으로 업무를 개시하게 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는 진실이 왜곡되고 은폐되어 규명되지 못한 사건이 너무나 많이 있으며 이런 이유로 국민사이에 갈등의 씨앗이 되고 국가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우리 제주도에서도 근대사에 최대비극인 4?3사건과 함께 6?25전쟁 발발 직후에 1500여명의 민간인이 국가 공권력에 의하여 희생당한 소위 ‘예비검속 희생사건’이 있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당일 오후 2시 반경 치안국장 명의의 전화 통지문으로 “전국 요 시찰인 전원을 경찰에서 구금할 것”을 각 도 경찰국장에게 명령하고 이러한 정부의 명령에 따라 제주도의 4개 경찰서 (당시 제주도에는 제주, 서귀포, 모슬포, 성산포 등 4개 경찰서가 있었음)에서는 즉시 민간인 구금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약 2000여명을 구금하고 이 중에 약 1500여명을 계엄군과 경찰에서 총살 또는 수장 살해하였다. 이러한 학살은 아무런 사법적 절차도 없었으며 그 이유도 모르고 희생일자나 장소 인적사항 등 알려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더욱이 희생자 중 195명을 제외한 1300여명에 대하여서는 그 시신마저 찾아낸 유족이 한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전쟁이 나면 적을 격퇴하고 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인데 오히려 정부에서 국민을 학살하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 유시사항으로 “예비검속 사건은 공표하지 말라”고 지시하여 극비사항으로 은폐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학살이 정부가 수도 서울을 버리고 대전을 거쳐 부산으로 후퇴하면서 경남, 부산까지 인민군에게 점령당할 때를 대비하여 제주도를 반공기지로 삼고자 정부에서 자행한 학살사건이라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출범하여 공식적으로 업무를 개시하게 되었으니 55년 동안 한 많은 세월을 살아온 우리 유족들은 돌아가신 부모 형제의 시신이나마 찾아내어 제사라도 바로 모시고 그리고 명예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을 기대하는 바이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의 일부 인사들이 과거사정리 위원회에 대하여 억지 비판을 쓰고 발목을 잡는 언행을 자행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과거사정리 위원 여러분은 이러한 일부 세력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역사 바로 세우기의 사명감에서 소신껏 활동하여 주시리라 믿으며 정부에서도 위원회의 활동에 어떠한 외부 압력도 가해지지 않도록 만반의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2000년 1월에 4?3특별법이 제정되어 3년여 동안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하였으며 대통령이 도민에게 사과하는 등 해결의 길을 걷고 있으며 우리 예비검속 희생자의 유족들도 유족으로 신고한 바 있다.

그러나 예비검속사건에 대하여는 밝혀내지 못한 사실이 너무나 많고 또한 사건의 성격에 대하여서도 명백히 규정짓지 못한 실정이다. 일부 법조계 인사와 학계 인사 중에는 예비검속사건이 4?3사건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4?3특별법의 적용을 받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야 말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의하여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사정리 위원회에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유족들의 사건조사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 유족들은 물론이요 사건을 목격하거나 들은 일이 있는 사람은 4?3유족으로 신고한 일에 구애받지 말고 사건의 진실규명을 각 시, 군에 신청하여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암울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화합과 상생 그리고 평화와 광명의 민주 역사를 열어가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 드리는 바이다.

<한국전쟁당시 예비검속 희생자 제주도 연합유족회 회장 박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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