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싸 소비 늘어" VS "시장 잠식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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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3개월...미국산 수입 오렌지 시장 반응은
“예전보다 값도 싸고 맛도 좋아 종종 사먹는 편이예요.”(오렌지 구매 30대 주부 L씨) “싼 맛에 오렌지를 구입했는데 껍질을 까는 게 불편해 비싸더라도 감귤을 사먹고 있어요.”(하우스감귤 구매 40대 주부 K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지난 3월15일 발효된 후 3개월로 접어들면서 예상했던 대로 주요 유통매장 신선식품 코너에 수입과일이 넘쳐나고 있다.

수입과일은 탐스럽게 포장된 빛깔에다 싼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품목도 기존 바나나와 파인애플은 물론 한미 FTA의 대표적인 수혜 품목인 오렌지와 포도, 레몬, 체리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안방시장’ 공략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미국산 오렌지에 대한 소비지 및 유통매장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제주산 한라봉을 비롯한 만감류와 하우스감귤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갈수록 낮아지는 FTA 관세율 인하에 비례해 소비지 영역을 야금야금 넓혀갈 것으로 보여 여전한 위협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렌지 등 수입과일 밀물=한미 FTA 이후 봇물처럼 밀려오는 수입과일의 선두주자는 역시 오렌지다. FTA 이후 관세율이 50%에서 30%로 크게 낮아지면서 수입 물량이 폭증하면서 저가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이동필)이 발표한 수입과일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오렌지 수입량은 15만7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이미 지난해 총 수입물량(14만2218t)을 넘어서는 폭증세다.

관세 인하로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 4월 오렌지 수입단가(kg당 평균)는 1.3달러로 작년보다 7.9% 올랐지만 관세 혜택에 힘입어 도매가격(18kg 기준 평균)은 3만7253원으로 작년(4만2154원) 대비 11.6% 하락했다.

이는 곧바로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의 오렌지 판매가격은 개당 1000~1100원대로, FTA 이전보다 10~20% 정도 싸게 팔리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오렌지 수입량 폭증세는 FTA 발효와 함께 국내 과일 출하량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6월에는 오렌지 수입량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드는 대신에 체리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엇갈리는 시장 반응=저가 물량 공세에 힘입어 유통 매장에서의 미국산 오렌지 판매 실적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에서의 오렌지 생과 매출은 작년 대비 14~15% 신장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오렌지 뿐만 아니라 포도와 레몬 등 수입과일인 경우 ‘값이 싸다’는 소비자 인식 확산과 맞물려 품목별 매출이 동반 상승, 전체 과일 판매실적에 있어 국산과일 매출을 앞지르는 사례도 나타나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산 오렌지에 대한 소비지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유통매장을 찾은 주부 소비자들인 경우 “예전보다 값이 싸고 맛도 괜찮다”는 우호적인 평가와 함께 “손으로 껍질을 벗겨 먹기 어려운 불편이 있고 입에 맛는 감귤을 선호한다”는 부정적인 입장이 대치되고 있다.

유통매장 과일 바이어들도 비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E업체 바이어는 “올해인 경우 미국산 오렌지 품질이 예전보다 좋고 값도 저렴해 점차 대량 구매가 늘고 있는데, 이는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시장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L업체 바이어는 “생산량 감소로 하우스감귤을 비롯한 국내 과일 값이 높게 형성되면서 값싼 오렌지를 많이 찾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잠식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라봉과 천혜향인 경우 가격대 차별화가 이뤄져 품질에 변수가 없는 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내 농협 관계자는 “과일 소비 패턴은 상황에 따라 변동 폭이 커 장기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총공세에 나선 오렌지에 맞서 감귤이 방어해야 하는 경쟁 구도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어 이에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02-3299-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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