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느는데 판로망 부족...전문 유통망 확충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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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친환경농업, 장및빛 청사진의 현주소
‘제주농업의 미래를 짊어질 대안은 확실한데, 아직까지 현실은 녹록치 않다.’

청정 브랜드를 앞세워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온 제주의 친환경농업이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친환경농업 시범도 선포와 함께 친환경농업 육성 마스터플랜까지 수립해 10년간 역점 추진해왔지만 거창한 계획에 비해 성적표는 초라한 실정이어서 ‘장및빛 청사진’으로 전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최근들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와 생산자단체간 협력 사업이 이뤄지면서 성공모델 가능성을 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생산을 뒷받침하면서 잠재된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문 유통망 구축이 선결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 친환경농업 어디까지 왔나=청정 브랜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산 농·수·축산물 등이 FTA(자유무역협정) 파고를 이겨내면서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친환경농업’이다.

도내 친환경농업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감귤와 월동 채소류, 열대과일, 무항생제 축산물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점차 생산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지원장 권동태)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도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는 1388가구로, 모두 1089건의 인증을 받아 2820㏊에서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 말과 비교할 때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는 38%(382가구) 늘었으며 재배면적은 85%(1296㏊) 급증했다. 인증 건수 역시 67.5%(439건) 증가해 전반적인 생산 기반이 확충되는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에 있어 제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농가 수 0.84%, 재배면적 1.47%, 출하량 0.91% 등에 그쳐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준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가 올해까지 친환경 선도농업인 5500가구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비해서도 목표치의 25%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농업 걸림돌은 무엇인가=도내 친환경농업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판로망이 부족,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데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도내 친환경 농산물 출하량이 2006년 2만3396t에서 지난해 1만6940t으로 격감한 원인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인 경우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 확충에도 늘어난 생산량을 처리해줄 유통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마음껏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판로망 확보가 시급한 이유는 친환경농산물 학교 급식과 농협 송키밥상 등 관련 사업 추진 상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친환경 농산물 주요 수요처인 학교 급식만 해도 일부 과당 경쟁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이 어려운데다 사업을 추진하는 생산자단체 역시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친환경 농산물 판로망 확충을 위한 택배 사업으로 제주농협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송키밥상 역시 회원 규모를 200여 명까지 늘렸지만 추가 회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문 유통망 확충에 달렸다=도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와 생산자단체에서 친환경농업의 지속 성장 요건으로 ‘잠재된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판로망 확충’을 손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그동안 정책적으로 제주산 친환경 농산물의 전국 판로망 확충 사업이 추진됐지만 실질적으로 도내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망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볼 때 최근 유통시장 변화와 관광객 증가세 등과 맞물려 제주 지역에 규모 있는 전문 친환경농산물 판매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도내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의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면서 잠재된 친환경 농산물 수요를 이끌어내 전체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시장의 규모화를 이끌어내는 ‘규모의 경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용민 제주농협 경제기획팀장은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의 메리트가 우선돼야 하며, 이를 전문 유통 매장이 뒷받침해 수요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한 종합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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