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 칼칼하면서도 달달하니 이 맛이 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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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여행(10)-한라식당...갈칫국
어느 지방이건 향토색 짙은 맛으로 그 고장의 서정까지 입으로 느끼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제주의 갈칫국도 그런 음식 가운데 하나다.

육지 사람들은 갈치를 구이나 조림으로만 먹기 때문에 은빛이 선명한 갈치 토막이 뜨거운 국물 속에 들어 있다면 ‘얼마나 비릴까’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선입견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가로막는다.

제주 시청 정문을 나와 오른편으로 조금 걸어 가다보면 갈칫국으로 유명한 ‘한라식당(대표 한추월)’이 있다.

자그마한 식당을 들어서 한 그릇 주문한 갈칫국.
맑은 국물 위로 호박과 배추, 싱싱한 갈치가 토막 내어 올려 있다. 한 수저 맛을 보는데 ‘워~이게 무슨 맛이지’ 생각이 절로 든다.

국물이 담백하고 구수하면서도 톡 쏘는 고추의 향기까지 가세해 입 속이 꽉 찬 느낌을 준다. 그런데 호박 한 조각 입에 베어무니 달달하다. 참 별난 맛이다. 국속에 들어있는 갈치 토막을 꺼내 먹는 맛도 별미다. 끓는 물속에서 갈치의 살이 오히려 더욱 쫄깃쫄깃해져 식감을 기분 좋게 한다. 이러니 귀한 손님에게나 대접 하던 음식이란 소리를 듣나보다.

▲ 한추월 대표.
한추월 대표(67)는 1985년부터 장사를 시작하면서 지금껏 ‘당일바리’(당일 어획한 생선) 갈치만을, 호박과 배추, 고추 등도 제주산을 고집한다. 김치와 자리젓, 콩나물 등 밑반찬도 한씨가 직접 요리한다.

한씨는 “요즘 갈치가 귀해져 구입가격이 예전의 두 배가 넘는다”며 “하지만 갈칫국 맛 그립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계시니 적자를 보더라도 꼭 당일바리만 마련한다”고 말한다.

한씨는 또 “예전 임신해서 먹었던 갈칫국을 못 잊어 서울서 내려왔던 손님이 있었다”며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니 고맙고 또 보람을 느꼈다”고 미소 짓는다.

문의 한라식당 758-8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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