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여행사 '우후죽순'....관광객 늘어도 수익구조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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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발권수수료 폐지, 온라인 여행시장 확대 등도 영향
17일 현재 제주 방문 내·외국인 관광객은 783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2% 증가했다. 제주관광은 매월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성기를 맞았지만 다수의 여행사는 수익구조가 되레 후퇴하고 있다.

‘호황 속 불황’이라는 여행업계의 역설이 반복되면서 체질 개선과 함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매년 폐업하면 신규 개업 되풀이

도내 여행사는 2009년 648곳, 2010년 719곳, 지난해 804곳에 이어 올 상반기 832곳으로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여행사가 나오는 반면, 신규 등록도 해마다 늘고 있다.

여행사 등록이 비교적 쉽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돈벌이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

국내여행업은 법정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일부 신규 여행사는 5000만원의 예금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여행사를 설립하고, 곧바로 예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영세한 여행사들이 난립하면서 자체 상품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도내 여행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로 인해 수도권 대형 여행사들이 기획한 여행상품을 대행하거나 중국과 일본 등 현지에서 관광객을 모집해 준 여행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 경우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해당 여행사가 이것저것 뗀 후 턱없이 부족한 여행경비를 제시하면 도내 여행사는 적자 상태에서 관광을 진행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덤핑, 쇼핑 유도, 옵션 관광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대형 여행사가 보내준 준 인원에 따라 호텔과 관광지, 음식점, 전세버스를 날짜에 맞게 확보해야 하는데 업계에선 이를 ‘지상 수배’ 또는 ‘랜드업’이라 부르며, 직접 모객이 미약한 다수의 도내 여행사는 주로 맡고 있는 업무로 꼽히고 있다.

모 여행사 대표는 “업체끼리 경쟁을 벌이다 보니 정당한 수수료나 종잣돈(여행 경비)을 제대로 주지 않아도 사람(관광객)만 보내주면 덥석 덥석 물고 있다”며 “업계 스스로 자정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수도권 여행사들의 불합리한 행위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 매출액 감소세

최근 몇 년 사이 도내 여행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면에는 주 수입원이던 항공권 발권수수료가 사라진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과거 항공사들은 항공권을 판매를 대신해 준 여행사에 대개 발권수수료로 9%를 떼줬다. 가령 100만원짜리 항공권이라면 9만원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였다.

2009년부터 수수료율은 7%로 내리더니 2010년부턴 발권수수료가 폐지되면서 여행사들이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사업체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내 여행사의 매출액은 2006년 34.5%, 2007년 16.4%로 증가했으나 2009년에는 -25.5%나 감속했다.

더불어 2004년부터 온라인 여행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해 간 것도 도내 여행업계가 고전을 겪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사람을 직접 만나 상품을 판매하거나 육지부 특정 여행사에 의존하는 고전적인 영업방법과 달리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여행상품 판매 증가로 업계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연구위원은 “여행사 난립과 과당경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여행업의 등록기준과 수수료 명문화 등의 내용을 담은 ‘여행업 관리·육성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관광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여행업의 선택과 집중 육성을 위해 여행업등급제 도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또 “부당 영업행위는 일부 여행사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어 상호감시스템을 도입해 자정을 유도하고, 온·오프라인 여행업체들의 협력 마케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경쟁력 방안을 제시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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