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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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도내 초.중등 교육계가 영재(英才)교육 열풍에 휩싸일 것 같다. 그동안 몇몇 학교에서 극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영재교육의 문호가 확대 개방되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영재학급이 1학급(20명)씩 개설되는 학교는 제주동교.신제주교.한라중.중앙여고와 서귀포교.서귀중앙교.서귀포중, 그리고 한림교.함덕교.한림중 등이다. 이들 영재학급은 인근 학교의 영재들도 함께 받아들여 주말과 방학중 지역 공동체 형태로 운영된다고 한다.

솔직히 제주도교육청의 영재교육 확대 방침에 어안이 벙벙하다. 물론 최근 도내 초.중.고교생 학력 저하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영재교육이 그 대안일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영재교육의 확대가 몰고올 파장을 너무 과소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영재교육이란 지능이나 재능이 탁월한 학생을 선발한 국가 단위 특수교육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영재의 정의와 범위부터 정립해야 한다. 단지 공부만 잘한다고 영재는 아닐 것이다. 과연 학교.지역 단위로 그렇게 많은 영재가 나올 것인지도 의문이다.

섣불리 영재교육을 펴다 학생들간, 학부모간 부당한 차별과 갈등을 조장해 비교육적인 교육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수 학생들이 이로 인해 열등감을 느낀다면 학교교육 정상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

물론 장기간에 걸친 정부의 교육평준화 시책으로 우수한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 평준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수 영재교육을 시킨다고 전체 학생의 학력을 높이는 교육목표가 달성되겠는가.

교육당국은 정상수업 시간이 아닌 매주 토요일 오후와 방학기간에 영재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한다. 역시 또 하나의 과외인 것이다. 이들의 과외는 도미노현상을 불러 전체 학생의 과외를 부추기는 결과를 자초할 수도 있다.

영재들도 과외를 하는데 보통학생이라고 과외를 받지 않을 턱이 없다. 특히 자녀들이 영재학급에 선발되도록 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극성 또한 대단할 것이다.

학력 평준화 극복은 꼭 영재교육이 아니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차라리 경쟁의식을 불어넣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야 전체 학생의 학력도 향상되고 학생간, 학부모간 차별화 교육에 따른 갈등 해소는 물론 또 다른 과외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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