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여행(43)명인…바지락칼국수
소담히 쌓인 바지락이 뽀얀 국물 위에서 입을 벌려 흰 속살을 드러낸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은 칼국수를 적당히 들어 후후 불고는 한 입에 후루룩.
바지락도 하나 집어 살을 쏙 빼먹으니 입 안에서 면과 함께 쫄깃쫄깃 어울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봄바람에 분홍빛 복사꽃이 하늘거리는 이맘때가 되면 바지락은 제철을 맞는다.
바지락은 3~5월이면 산란기를 앞두고 속살이 탱탱해져 그 맛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에게 꼭 필요한 철분과 아연이 풍부해 껍데기까지 버릴 것이 없는 영양 덩어리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바지락 국물은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고 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 예부터 애주가의 해장용으로 사랑받아 왔다.
제주시 용담2동 제주서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는 아담하지만 친근한 음식 맛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얻고 있는 명인(대표 문영진)이 있다.
이 집은 굴국밥과 순두부찌개, 해물전, 들깨칼국수, 돼지국밥 등을 선보이는데 바지락이 제철인 이맘때는 바지락칼국수를 즐겨보는 것이 좋다.
이 집의 바지락칼국수는 잘 우려낸 멸치 육수에 바지락과 호박, 당근, 고추 등 야채를 넣고 조미료 없이 시원하게 끓여내 깔끔한 국물 맛이 참 일품이다.
바지락은 서해안에서 들여온 것을 쓰는데 매일 당일 쓸 물량만을 구입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남다르다. 또한 음식에 쓰이는 여려 야채들 중 상당수는 가게 뒤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주인장의 열의도 대단하다.
더욱이 모든 메뉴의 가격이 5000원으로 동일해 맛있는 음식을 착한 가격에 한껏 즐겨볼 수 있어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문영진 대표는 “가게를 시작할 때 ‘절대 손님에게 소홀히 하지 말자’ 다짐했다”며 “큰 욕심 없이 찾아주신 손님들이 편안하고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미소 지었다.
문의 명인 721-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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