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도화선'...공급 과잉 '현실로'
규제 완화 '도화선'...공급 과잉 '현실로'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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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숙박시설 폭증세 문제 없나...총량 검토 등 부작용 예방 대책 시급
도내 관광숙박시설 폭증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법’ 시행으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관광숙박시설 신축사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 과잉 현실화와 과당 경쟁, 도심지 주차난 심화, 공사 중단 등 후유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숙박시설 신축 너도나도=지난 3월말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관광숙박시설은 관광호텔과 가족호텔, 휴양 콘도미니엄(이상 객실 30실 이상), 호스텔(20실 이상), 전통호텔 등 모두 149곳 1만4290실에 이른다.

관광숙박시설은 최근들어 폭증, 제주시 연동 등 관광 도심지를 중심으로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급증세 등과 맞물려 부족한 숙박시설을 늘려 왔는데, 때마침 정부의 관련 특별법 시행이 폭증세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특별법 시행은 지난해 7월말 이뤄졌다. 서울과 제주 등 전국적으로 부족한 관광숙박시설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관광호텔과 호스텔, 가족호텔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 사업 승인을 받은 관광숙박시설은 63곳 5309실로 크게 늘었다. 상반기 28곳 926실에 비해 객실로는 6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폭증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말까지 사업 승인을 받은 관광숙박시설은 57곳 2664실로, 작년 동기 16곳 492실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사업 승인을 받은 관광숙박시설이 8000실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1만4290실의 55%에 이르는 수준으로, 공급 과잉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규제 완화가 폭증 도화선=관광숙박시설 폭증세는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특별법에 따라 부설주차장 설치기준과 용도지역별 용적률이 대폭 완화되고 부대시설 허용범위도 확대된데서 비롯됐다.

관광숙박시설 주차장 설치기준은 특별법 시행 전 건축 연면적 150㎡당 1면(동지역), 200㎡당 1면(읍·면 지역)에서 동·읍·면 지역 구분없이 300㎡당 1면으로 완화됐다. 동 지역인 경우 종전보다 절반 정도의 주차장만 갖추면 돼 그만큼 객실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광숙박시설 용적률 역시 중심상업지역이 1300%에서 1500%로, 일반상업지역이 1000%에서 1300%로, 근린상업지역이 700%에서 900%로, 유통상업지역이 700%에서 1100%로, 자연녹지지역도 80%에서 100% 등으로 대폭 완화됐다.

여기에 외국인 환자유치 의료기관 및 주류 소매업 등의 부대시설과 함께 의료시설 및 토산품 판매점, 은행 등의 부대 영업도 할 수 있도록 허용 범위가 확대되는가 하면 관광숙박업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돼 처리되고 있다.

사업자금 역시 확대 지원되는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앞둔 제주관광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사업자로서는 최고의 수익사업인 관광숙박시설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과잉 등 부작용 우려=우려되고 있는 관광숙박시설의 공급 과잉 문제는 무엇보다 관광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내리막길로 돌아선 골프장과 박물관 등의 관광지가 공급 과잉 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숙박시설마저 과당 경쟁 구도로 내몰릴 경우 가격 하락 효과보다는 질적 서비스 하락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적은 주차시설을 갖춘 신규 숙박시설이 도심지로 집중되면서 주변 교통난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고되는가 하면 공사 중단 및 업계 경영 악화 등의 후유증도 우려되면서 사전 예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고계성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주 관광숙박업인 경우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만큼 숙박 총량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어느 정도 신규 숙박시설 허가를 제한하는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숙박시설의 적정 규모에 대한 연구분석과 함께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 제주 등에 대한 관광숙박업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